지난 12월 21일 세종대왕함 장병들이 임무를 완수하고 제주 군항에 입항하기 전에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제공: 국방부) 2018.12.23
지난 12월 21일 세종대왕함 장병들이 임무를 완수하고 제주 군항에 입항하기 전에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제공: 국방부) 2018.12.23

2008년 12월 취역… “향상된 전투·연합해군작전 주도”

해군, 2020년 후반까지 차기 이지스함 3척 추가확보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우리 해군 첫 번째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7600톤급)이 지난 2008년 12월 22일 취역 후 올해 10주년을 맞이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5번째로 이지스함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 지난 2008년 11월에는 두 번째 이지스함인 ‘율곡이이함’, 2011년 3월엔 세 번째인 ‘서애유성룡함’을 각각 보유하게 됐다. 해군은 오는 2020년대 말까지 차기 이지스함 3척을 추가 도입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이지스함은 이지스(aegis) 전투체계를 탑재한 구축함을 말한다. 이지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가 입고 있던 흉부 갑옷(방패)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름대로 이지스함 한 척으로 다수의 적 항공기·전함·미사일·잠수함을 제압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갖췄다.

해군은 “이지스 구축함의 도입이 해군 전력증강 역사에 큰 전환점이자 명실상부한 대양해군으로의 큰 걸음이 된 것”이라며 “세종대왕함에 탑재된 최신 전투 체계와 광역 대공 방어능력은 우리 해군을 선진국 해군에 필적하는 해군의 수준으로 올려놨다”고 평가했다.

지난 12월 20일 세종대왕함 전투지휘실에서 장병들이 전투배치훈련 상황 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제공: 국방부) 2018.12.23
지난 12월 20일 세종대왕함 전투지휘실에서 장병들이 전투배치훈련 상황 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제공: 국방부) 2018.12.23

이날 해군은 취역 10주년을 맞은 세종대왕함의 작전임무 모습 사진을 공개했다.

세종대왕함은 지난 20일 오후 3시 경남 진해항을 출항해 이어도 근해까지 항해하면서 제주 남방 해상교통로 안전 확보와 영해수호 임무를 수행했다. 21일에는 낮 12시경 제주항으로 귀환할 때까지 야간 기관실과 전투지휘실 당직근무와 함정 지휘부인 함교 지휘근무 장면 등을 보여줬다. 근무자들은 교대로 24시간을 근무하면서 영해 수호를 하고 있다.

세종대왕함 함장 이구성 대령은 “세종대왕함은 취역 후 10년간 해양수호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강도 높은 훈련으로 대비태세를 확립해왔다”며 “그 능력을 실전에서도 발휘해 왔다”고 말했다.

이 대령은 이어 “1985년 당시에 해군 선배들께서 율곡이이의 십만양병설과 같은 혜안으로 이지스 구축함 건조 소요를 제기했다”며 “이지스 구축함 건조 사업에 대한 의지가 하나로 모여 오늘의 해군력을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세종대왕함은 지난 10년간 다양한 실전 임무에서 성과를 거뒀다. ‘SPY-1D’ 레이더 기반의 이지스 전투체계를 탑재해 유도탄·항공기 등의 공중 표적을 최대 1000여㎞ 밖에서 탐지할 수 있다. 1000여개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추적하고 이 중 20여개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세종대왕함은 이러한 광역 대공 방어능력을 갖춰 2009년 4월 5일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직후부터 처음 탐지한 것을 시작으로 북한의 미사일 도발 때마다 탐지·추적하는데 활약하기도 했다. 2012년 12월 12일 발사된 북한의 미사일에 대해서는 발사체가 분리돼 추락하는 것은 물론 낙하지점까지도 정확하게 추적해 발사 이틀 만에 첫 잔해를 인양할 수 있도록 했다.

또 2009년 8월 25일엔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발사되는 순간부터 궤적을 추적해 지상 100㎞의 대기권을 벗어난 후까지 실시간으로 탐지·추적에 성공했다. 이후 2·3차 나로호 발사 때도 이지스 구축함은 발사체의 궤도를 성공적으로 추적했다.

또한 함포통제시스템(GWS)의 정밀한 사격통제 능력을 갖췄다. 기존 함정보다 함포 사격 명중률이 높아 해상화력 지원 등 지상 작전 지원이 가능하다. 탑재된 함대지 유도탄을 이용한 지상 화력지원도 가능하다. 세종대왕함은 2010년 7월 처음 환태평양훈련(림팩) 훈련에 참가했을 때 다국적 해군 함정 19척 중 최우수 함정인 탑건(Top Gun)함에 선정된 바 있다.

해군작전사령부 해양작전본부장 황선우 준장(진급예정)은 “이지스 구축함 도입 후에는 항모강습단 해상전투단 지휘관 임무를 수행할 정도로 작전 지휘능력이 향상됐다”며 “앞으로도 연합 전력 간 상호 운용성을 발전시켜 연합 해양방위태세를 확립할 때 이지스 구축함이 그 중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해군은 또한 지난 20일 세종대왕함의 작전임무 수행과 연계해 제주공항에서 P-3C 해상초계기를 띄워 이어도 근해를 거쳐 서해 완충구역(해상적대행위 금지구역) 이남까지 초계비행을 실시했다.

이어도는 우리나라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위치하고 있다. 국제법상 500m의 안전수역을 설정할 수 있지만 이어도는 한중 간 배타적 경제수역·한중일 3국의 방공식별구역이 각각 중첩돼 있어 긴장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P-3C는 서해 상공에서 작전 중인 경비함정들과 “경계태세 이상 없음” 등의 교신을 주고 받았다. 해군은 “우리 군은 서해 완충구역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어떠한 우발 상황에도 빈틈없이 대처할 수 있는 대응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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