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30일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공식 사퇴했다.

라 회장의 후임으로는 류시열 신한금융 이사가 대표이사 회장 직무대행으로 선임됐다.

지난 9월 2일 신한은행이 신상훈 신한금융 사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검찰 고소해 `신한사태'가 발생한 지 58일 만이다.

이에 따라 2001년 8월 신한금융 출범 때부터 지속된 `라응찬 체제'가 막을 내리게 됐다.

라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태평로 본사에서 열린 이사회에 참석해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퇴임한다고 밝혔다. 다만 등기이사직은 유지하기로 했다.

라 회장은 "고객과 주주, 임직원에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사퇴의사를 밝혔다.

그는 또 실명제법 위반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선처와 배려를 부탁한다"는 말을 했다고 전성빈 신한금융 이사회 의장이 전했다.

이사회는 라 회장의 회장직 사퇴와 신상훈 사장 직무정지에 따른 리더십 공백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3월까지 이사회 책임하의 비상체제로 그룹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신한 3인방'을 제외한 총 9명의 이사들이 참여하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특별위원회는 앞으로 류 직무대행과 함께 차기 경영진 선임을 논의하고 그룹차원의 위기관리 어젠다 등을 수립하게 된다.

류 대행은 "신한금융이 잠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다시 턴어라운드 시켜 정상적인 성장을 일으켜야 한다"면서 신한금융이 (지금의 어려움을 딛고) 예정된 성장을 하면 국내 경제와 국부창출에도 도움이 되고, 이것이 나라를 위한 길이 아닌가 감히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우선 과제는 조직을 안정시키는 것과 지배구조의 새로운 정착"이라며 "특별위 멤버와 숙의하면서 차근차근 풀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류 대행은 한국은행 부총재와 제일은행(SC제일은행) 행장, 은행연합회장 등을 역임한데다 2005년부터 신한금융 사외이사와 비상근 사내이사를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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