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청년들의 봉은사 땅밟기 문제가 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봉은사 대웅전에서 기독교식 예배를 드리고, 찬송가를 부르고, 기도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리면서 불거진 이 사건은 이웃 종교에 배타적인 기독교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은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며, 겉으로 드러나지만 않았지 기독교인들이 타종교에 갖는 배타적인 모습은 끊이지 않고 계속돼 왔다는 것이다.

기독교의 독단적이고 배타적인 모습은 이곳저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어떤 자연재해나 인재로 인해 고통을 받을 때마다 기독교가 아닌 다른 종교를 믿기 때문이라며, 고통받는 이들에게 ‘거봐라 내 이럴 줄 알았지’라고 말하는 것은 오히려 기독교를, 기독교가 믿는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것임을 아는지 모르겠다.

어느 종교를 믿든지, 신앙의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지만 모든 종교는 사랑과 자비와 용서를 말하고 있다. 세상 어느 종교가 서로를 미워하고 저주하라고 가르치는가.

물론 구원관에 있어 서로 차이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내 종교만 옳고 네 종교는 그르다는 것은 성숙하지 못한 신앙을 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비단 기독교만이, 기독교인들만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가장 많은 지원을 받고 있는 불교계 또한 기독교를 향한 무조건적인 비판을 가하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성탄절 시청 앞에 세우는 크리스마스트리에 대한 일부 불교계의 비판도 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종교편향이라는 말로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를 세워서는 안 된다는 발언은, 부처님오신날 대대적으로 연등행사를 하는 불교계에서 꺼내기엔 좀 부끄러운 말이 아닌가 한다.

불교계와 기독교계가 서로를 향해 종교편향이라고 꺼내는 말들이 외려 누워서 침 뱉기라는 것을 왜 알지 못하는가. 서로를 향해 종교편향, 종교 간 갈등을 조장한다는 말을 하기에 앞서 이웃종교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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