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출신 대형교회들의 자화상은 아름답지 않다. 세계에서 가장 큰 지하 예배당으로 기네스에 등재되기도 했던 사랑의교회는 공공도로 점용으로 소송 중이며 담임 오정현 목사의 위임자격 의혹에 대한 소송도 현재진행형이다(위). 그런가하면 현 한기총의 주축 세력인 기하성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조용기 목사 일가의 부패상으로 이미 위상이 땅에 떨어졌다. 예장통합 명성교회는 김삼환-김하나 목사의 부자세습으로 세간의 지탄을 받고 있다. (출처: 뉴스타파 캡처, PD수첩 캡처, 천지일보DB) ⓒ천지일보 2018.12.21
한기총 출신 대형교회들의 자화상은 아름답지 않다. 세계에서 가장 큰 지하 예배당으로 기네스에 등재되기도 했던 사랑의교회는 공공도로 점용으로 소송 중이며 담임 오정현 목사의 위임자격 의혹에 대한 소송도 현재진행형이다(위). 그런가하면 현 한기총의 주축 세력인 기하성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조용기 목사 일가의 부패상으로 이미 위상이 땅에 떨어졌다. 예장통합 명성교회는 김삼환-김하나 목사의 부자세습으로 세간의 지탄을 받고 있다. (출처: 뉴스타파 캡처, PD수첩 캡처, 천지일보DB) ⓒ천지일보 2018.12.21

 

내년은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교단연합기구로 활동해왔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한기총이 걸어온 길은 한국교회 주류 교단들의 발자취와 맥을 함께한다. 보수진영이 주를 이룬 한국교회에서 한기총이 남긴 역사적인 족적을 살펴보며, 무소불위 권력집단에서 몰락을 앞둔 현재까지 원인과 실태를 진단한다.

 조용기 일가로 얼룩진 순복음교단

‘사회법 심판’ 예장합동 사랑의교회

교계 안팎으로 비난 직면 ‘명성교회’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역사 30년 동안 소속됐던 한국교회의 대형교회들은 그 영향력 만큼이나 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교인수 증가로 덩치가 커진 만큼 사람들의 기대감도 상승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한 목회자들의 영적 수준은 대형교회들의 갖가지 비리들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사회보다 더 높은 윤리적 기준을 요구받는 대형교회는 오히려 중세 가톨릭에 버금가는 비리백화점이라할만큼 타락했다.

◆현 한기총 주축 ‘여의도순복음교회’

분열과 잡음을 거듭하며 대형교단들이 등을 돌린 한기총의 현 주축 세력은 기독교하나님의성회(기하성)다. 최근 기하성은 여의도순복음 측과 서대문 측이 통합해 덩치를 키웠다. 그러나 사실 기하성은 분열 후 여의도순복음‧서대문 두 총회 모두 재정 문제로 끊임 없이 사회법에 오르내리며 부패상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특히 여의도순복음교회 창립자인 조용기 원로목사 일가는 온갖 구설수의 대상이었다.

조 목사는 교회에 130억여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받은 2심 판결인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선고를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확정받았다. 조 목사의 장남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은 1심에서 징역 3년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가 감형됐다.

2011년 9월 교회 장로 29명은 조용기 원로 목사와 조 목사의 장남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들은 조 목사가 지난 2002년 12월 장남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이 갖고 있던 회사 주식 25만주를 비싸게 사들이도록 지시해 여의도순복음교회에 130억여 원의 손해를 끼쳤다고 소를 제기했다. 또 이와 함께 조용기 목사가 ‘조용기의 내연녀였다가 배신당했다’는 내용의 소설인 ‘빠리의 나비부인’의 출판을 방해하기 위해 교회 돈을 사용했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차남 조민제 국민일보 회장도 신문발전기금 2억원을 편취하는 등 사기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사건 당시 조 회장은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조 목사의 아내 한세대 김성혜 총장에 대해서는 최근 270억원의 선교비를 빼돌려 부동산 투자에 사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서대문총회 측에서도 곪았던 문제가 터져나왔다. 지난 6월 28일 대법원은 서울고등법원이 기하성 서대문총회 측 목회자들의 연금을 담보로 거액의 불법 대출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교역자연금공제회 전 이사장 서상식 목사와 전 총회장 박성배 목사에게 각각 징역 4년을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 한기총 주도했던 예장합동 ‘사랑의교회’

한기총 초기 설립 주축이었던 한경직 목사의 소속 교단이었던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에서 가장 큰 교회는 사랑의교회다. 사랑의교회는 현재 매머드급 예배당 건축 위법성 논란과 오정현 목사 무자격 판결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최근 사랑의교회는 담임인 오정현 목사로 인해 악재가 겹쳤다. 소속 교단인 예장합동 동서울노회는 오정현 목사의 위임 목사직을 일시정지하고 임시당회장을 파송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5일 서울고등법원 제37민사부가 사랑의 교회 오정현 목사 위임결의무효확인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의 위임결의를 무효화하고 오 목사의 직무집행 정지를 판결한 데 따른 결정이다. 지난 4월 12일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오정현 목사는 총신대 입학 시 타 교단에서 안수를 받은 목사 자격이 아닌 목사후보생의 편입 서류를 제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오정현 목사 반대 측은 오 목사에 대한 담임목사 직무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서울고등법원 민사 37부는 오는 19일 심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소송 청구가 인용된다면 오 목사는 즉시 사랑의교회 담임목사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된다.

또 사랑의교회는 새예배당을 건축하며 공공도로 지하를 점용해 황일근 전 서초구 의원과 서초구 지역주민들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재판부는 서울 서초구가 관할 구역 내 ‘사랑의 교회’에 공공도로 지하 점용을 허가한 게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이 소송은 대법원까지 올라갔다가 파기환송돼 6년째 소송 중이다. 원심은 사랑의교회 손을 들어줬으나 대법원이 주민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판세가 바뀌었다. 현재 이 재판은 다시 대법원 판결을 남겨두고 있다.

◆ 핫한 부자세습 논란의 ‘명성교회’

예장통합은 보수 연합기구인 한기총과 진보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에 양다리를 걸친 교단으로 최근 명성교회 세습 논란을 겪고 있다.

명성교회는 박모 장로의 죽음을 둘러싼 ‘800억 비자금’ 논란과 해외 외화밀반출 의혹 등 갖가지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게다가 김삼환-김하나 목사의 부자 세습이 강행되며 교단 안팎으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말 명성교회는 세습을 금지하는 교단법을 무시하고 헌법해석의 틈을 이용해 세습을 강행했다. 즉각 교단은 논란에 휩싸였고, 교단은 제103회 총회에서 세습금지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명성교회 측 목회자들과 장로들은 총회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고, 급기야 명성교회 소속 노회인 서울동남노회는 분열직전까지 갔다. 제75회 노회를 통해 신임 노회장을 인계받은 김수원 목사를 중심으로 신규 세력이 형성됐고, 김수원 목사의 노회장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기존 세력이 팽팽하게 대치하는 상황이다. 현재 교단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습전권위원회 파송을 결정한 입장이다.

교단 안팎에서는 명성교회세습철회를위한예장연대(예장연대)가 제103회 총회 결의 이행 촉구를 위해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연대해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교단 내에서는 명성교회 사태 등 교회를 공격하는 세력을 막겠다며 전국적으로 목회자들이 조직을 구성했다.

한편 교회세습은 1997년 대형교회인 충현교회 김창인 목사가 아들 김성관 목사에게 담임목사직을 대물림하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 급증했고 380여개 교회가 세습을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세가 확인된 세습교회 184개 중 5000명 이상 1만 명 미만인 교회는 6곳, 1만 명 이상 교회도 8곳이었다. 교인수 5000명 이상인 교회가 단순 건수로 14건 집계됐다 하더라도 한국교회 미자립교회가 80%를 차지한다는 상황을 감안하면 그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 성결교단 교회에선 돈세탁 의혹도

1100억원대 방위사업 비리에 연루돼 구속 기소됐던 일광공영 이규태 회장은 본성결교회 장로였다.

성결교단은 한기총에 아직까지도 소속돼 있다. 이 장로는 특히 자신의 교회와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는 교회에 자신의 집무실을 만들고 첩보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자신만의 비밀공간을 만들었다. 책장을 밀치고 비밀번호를 눌러야 들어갈 수 있는 이 은신처에는 외부인을 감시하기 한 CCTV가 설치돼 있었다. 이와 함께 침대와 금고가 있었으며 화장실, 샤워실까지 갖추고 있었다.

또 교회 주변을 볼 수 있도록 CCTV모니터를 달고 침대 뒤쪽에는 도주로까지 확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로는 1100억원대 방산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장로는 교회를 이용해 10년 동안 100억원이 넘게 돈세탁을 했다는 혐의도 받았다. 이 장로는 또 국세청과 서울시가 발표한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도 포함됐다. 체납액은 무려 412억 8600만원이었다.

대법원은 지난 4월 1일 이 회장의 상고심에서 사기 혐의에 대해 무죄를,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해 징역 3년 10월과 벌금 14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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