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전국택시노조 등 택시 4개 단체 회원들 주최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카카오 카풀 반대 3차 집회’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카풀 퇴출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20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전국택시노조 등 택시 4개 단체 회원들 주최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카카오 카풀 반대 3차 집회’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카풀 퇴출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20

주최 측 추산 12만명 운집

전국에서 택시 운행 중단

카풀 반대 분신 故최우기씨 추모 

참가자들 “카풀 사업 척결하라”

여의도-마포대교 거쳐 행진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열사정신 계승하여 카풀 사업 척결하자!” “불법 카풀 비호하는 청와대는 각성하라!” “불법 카풀 허용하는 여객법 개정하라!”

서울, 경기 등 전국의 택시 노동자들이 20일 운전대를 놓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모였다. 이들은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에 반대해 분신한 택시기사 고(故) 최우기씨(57)를 추모하고 “불법 자가용 카풀 영업을 근절하라”고 정부에 강력히 촉구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4개 단체는 이날 오후 여의도 의사당대로에서 ‘제3차 전국 30만 택시종사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집회 신고는 3만명으로 예정됐지만, 주최 측은 (오후 3시 기준) 12만명이 운집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0월 1차 대회에는 7만명이, 지난달 2차 대회에는 4만명이 참여했다.

집회 시작 전부터 여의도 인근 도로는 경기·충북 등 지방 번호판을 단 택시로 가득찼다. 집회가 시작되자 의사당대로의 전 차로는 가슴에 근조기를 달고, 머리엔 ‘카풀 결사 반대’라고 적힌 검은색 머리띠를 두른 참가자들로 가득 메워졌다.

집회는 故 최씨를 추모하는 묵념을 시작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택시단체 소개 등의 순서로 이어졌다. 집회에는 최씨를 추모하기 위한 꽃상여가 등장했다.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전국택시노조 등 택시 4개 단체 회원들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카카오 카풀 반대 3차 집회’에서 분신 사망한 택시기사를 추모하는 상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20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전국택시노조 등 택시 4개 단체 회원들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카카오 카풀 반대 3차 집회’에서 분신 사망한 택시기사를 추모하는 상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20

앞서 故최씨는 지난 10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경비대 앞 사거리에서 택시 운전석에 앉은 채 몸에 휘발성 물질을 뿌린 뒤 분신해 숨졌다. 최씨가 남긴 유서에는 “카풀이 제지되는 날까지 끝까지 투쟁해야한다”고 적혀있었다.

택시 단체들은 결의문을 통해 “문재인 정부와 국회가 택시업계의 절박한 외침을 외면하는 사이 택시기사가 국회 앞에서 불법 자가용 카풀 반대와 택시 노동자 생존권 보장을 외치며 분신 사망하는 참담한 일이 발생했다”며 “그럼에도 국회와 정부가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지구 택시노조 부위원장은 “1,2차 집회에도 나라와 정부는 택시 노동자의 아픔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있다”며 “택시 산업이 무너지면 시민들의 삶도 무너진다. 시민들이 가식적인 카카오의 실체를 깨달을 때까지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 위원장 전현희 의원을 비롯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등 여야 정치인들도 참석했다.

특히 전 의원이 인사말을 하기 위해 단상위에 오르자 일부 택시 기사들은 격양된 반응을 보이며 “전 의원은 물러가라!”며 물병을 던지기도 했다. 전 의원은 “그 동안 분향소에 하루에 두세번씩 오면서 여러분과 함께했다”며 “여러분들의 절박감 속에서 정부는 생존권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의사당대로 전 차로와 마포대교 차로 일부를 막는 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전국택시노조 등 택시 4개 단체 회원들 주최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카카오 카풀 반대 3차 집회’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카풀 퇴출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20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전국택시노조 등 택시 4개 단체 회원들 주최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카카오 카풀 반대 3차 집회’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카풀 퇴출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20

집회에 참가한 택시기사들은 정부가 카풀을 방치한다고 규탄했다. 경기도 의정부에서 개인택시를 운영하고 있는 최모(45, 남)씨는 “카풀을 도입한다는 건 택시기사들 다 죽으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너무 답답해서 집회에 나왔다”고 토로했다.

지난 5일 택시 영업을 그만둔 김도옥(60, 남)씨는 “현재 택시 기사 복지는 일용직보다 못하다”며 “안 그래도 힘든데 카풀이 상용화되면 퇴근시간에 태울 손님이 줄어 택시기사들의 생존권이 박탈당하고 말 것”이라고 호소했다. 

김현덕 서울택시 복지본부장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81조 1항의 예외조항 폐지가 우리의 핵심 목표”라면서 “어느 당이라도 당론을 정하면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1조(자가용 자동차의 유상운송 금지)에 따르면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송용으로 제공하거나 임대해선 안 된다. 다만 출퇴근 할 때 승용자동차를 함께 타는 경우 등을 예외로 두고 유상운송을 허용하고 있다. 그간 택시 업계에선 해당 조항의 모호함이 카풀 서비스 영업 행위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많았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택시업계에 카카오 카풀과 관련한 중재안을 내놓은 상황이다. 카카오모빌리티도 카풀 정식서비스를 연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택시업계는 “철회 아닌 연기는 택시기사를 기만하는 행위일 뿐”이라며 강경 투쟁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날 택시를 이용하는 전국의 승객들은 불편을 겪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의 택시 운행률은 전날의 70% 수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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