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연합뉴스) 미국의 대북 실무협상을 이끄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미국의 대북 실무협상을 이끄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남북 해빙 현장 직접 확인… “북측 인사는 안 만나”

이후 이도훈 본부장과 북핵·남북교류 등 실무협의

“대북인도적지원” 상응조치… 21일 조명균 장관 면담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 카드를 들고 온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0일 판문점을 방문했다. ‘9.19 남북군사합의’ 이행에 따른 긴장 완화 상황을 직접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외교부 등에 따르면 전날 입국한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는 이날 낮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찾아 비무장화 이행상황 등을 살펴봤다. 비건 특별대표는 한국을 5번째 방문했지만 판문점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판문점은 올해 들어 북미 간 비공개 접촉이 자주 있었던 곳이다. 근래에만 해도 이달 5일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은 이곳에서 북한측 관계자와 비공개 접촉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또 판문점은 지난 6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와 최선희 부상 간 실무협상이 이뤄진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비건 특별대표도 판문점에서 북측 카운터파트인 최선희 부상과 만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외교부 측은 만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비건 특별대표의 판문점 방문은 남북분단의 상징이었다가 올해 들어서 화해의 무대로 변한 현장을 직접 확인하는 의미로 분석된다. 이곳에서는 올해 4월과 5월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다. 또한 9.19남북군사합의에 따라 JSA 내 북측 초소 5곳과 우리측 초소 4곳을 폐쇄하는 비무장화 작업이 진행됐으며, JSA 남북 지역을 자유 왕래할 수 있도록 남북한과 유엔군사령부가 ‘공동근무와 운영규칙안’도 협의 중이다.

비건 특별대표는 판문점에서 돌아온 후 저녁에는 서울 시내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찬을 겸한 한미북핵협상 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한다. 이번 협의에서는 북미 교착상태에서 비핵화 협상 상황을 평가하고 북한 비핵화에 대한 상응조치 등 북미 관계 돌파구 마련을 위한 해법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전날 비건 특별대표는 북한의 비핵화에 따른 상응조치로 ‘대북 인도적 지원’을 제시했다. 19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비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서 운영하는 많은 인도적 지원 단체들이 국제 제재를 엄격히 집행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며 “내년 초 미국의 대북 지원 단체들과 만나 적절한 지원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건 특별대표는 21일 오전에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예방하고 이후 이도훈 본부장과 함께 외교부 청사에서 열리는 한미워킹그룹 2차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이번 방한 기간에 청와대 국가안보실 관계자도 만날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후 22일 출국한다.

남북군사당국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 따라 공동유해발굴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남북 도로개설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중순경 도로연결 작업에 참여한 남북인원들이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제공: 국방부) ⓒ천지일보 2018.11.22
남북군사당국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 따라 공동유해발굴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남북 도로개설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중순경 도로연결 작업에 참여한 남북인원들이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제공: 국방부) ⓒ천지일보 2018.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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