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의 항소심 2차 공판에 출석해 폭행 피해 사실 진술을 마치고 법원을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조 전 코치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출처: 연합뉴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의 항소심 2차 공판에 출석해 폭행 피해 사실 진술을 마치고 법원을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조 전 코치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출처: 연합뉴스)

“올림픽 앞두고 ‘죽겠구나’ 싶을 정도로 맞아 뇌진탕 격기도”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맞았다”… 메모지 보며 15분 증언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평창동계올림픽을 20일 앞둔 시점에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을 정도로 주먹과 발로 맞았습니다. 특히 머리를 집중적으로 맞아 뇌진탕이라는 상해를 입었습니다. 결국 평창의 꿈이자 목표인, 내 고향에서 열린 올림픽 시합 중에 의식을 잃었고 결국 꿈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 심석희가 지난 17일 수원지방법원에 출석했다. 그는 조재범 전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 항소심 2차 공판에서 14년간의 피해를 눈물로 증언했다.

여자 쇼트트랙 1500m가 주종목이었던 심석희는 평창올림픽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다. 그러나 그는 경기 중 혼자 넘어져 탈락했다. 500m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심석희가 평창올림픽 때 자세한 내막을 밝힌 것은 이번 재판이 처음이다.

심석희는 미리 작성한 메모지를 꺼내 만 7세부터 당했던 폭행 피해들을 밝혔다. 그는 “그동안 조 전 코치와 마주친다는 두려움 때문에 법정에 올 엄두를 못냈다”면서 “그래도 진실이 무엇인지 말씀드리고자 법정에 섰다. 조 전 코치가 형사 처벌을 받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힘들게 출석했다”고 고백했다.

심석희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조 전 코치 아래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그 당시부터 갖가지 폭행·폭언을 들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땐 조 전 코치가 휘두른 아이스하키채에 손가락 뼈가 골절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동료 중엔 폭행에 견디다 못해 선수생활을 포기한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석희는 “상습적으로 이뤄진 폭행에 그간 있었던 일을 다 말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토로했다.

올림픽이 최대 목표인 국가대표 선수로서 불이익이 걱정돼 폭행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못했다는 심석희는 “부모나 다른 사람들에게 만약 알린다면 ‘넌 (선수생활) 끝이야’라는 식으로 어렸을 때부터 세뇌 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이 같은 범죄를 다시는 저지를 수 없도록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 처벌을 받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강조했다.

앞서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지난 9월 1심에서 조 전 코치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조 전 코치는 올 1월 중순 올림픽을 불과 20여일 앞둔 시점에서 심씨 등 선수 4명을 훈련 도중 여러 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 전 코치의 2심 선고는 내년 1월 14일 오후 2시에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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