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서 창원자생한방병원 원장. (제공: 자생한방병원)ⓒ천지일보 2018.12.18

최진서 창원자생한방병원 원장. (제공: 자생한방병원)

[천지일보=강태우 기자] 본격적인 겨울에 접어들면서 각종 직군 근로자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특히 야외에서 장시간 근무해야 하는 환경미화원이나 배달서비스 종사자, 건설노동자들에게 추운 날씨는 곧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이어진다. 이들 직종은 종사자들의 평균 연령대가 높아 작은 사고라도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환경미화원, 척추 염좌·디스크 부를 수도

환경미화원들은 계절별로 노동 강도가 다르다. 봄에는 떨어진 벚꽃잎을 치우고 여름에는 우수관(빗물을 배수하는 시설)을 뚫어야 하며, 가을에는 낙엽을 쓸고 겨울에는 제설도 한다. 이 중 환경미화원들에게 가장 힘든 시기는 낙엽과의 전쟁을 펼치는 겨울철이다.

한국종합환경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약 210만 그루 이상의 가로수가 식재돼 있어 낙엽과 함께 가지치기로 수거되는 연간 낙엽량은 약 28만t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방대한 양의 낙엽을 치우는 작업은 지속적으로 고개를 숙이고 바닥을 주시해야 하기 때문에 경추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으며, 낙엽을 가득 담은 봉투를 옮기는 일도 잦아 허리를 다치기 쉽다. 반복되는 청소 작업은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를 약화시켜 경추와 요추에 염좌를 일으키거나 심한 경우 추간판(디스크) 질환까지 야기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최진서 원장(창원자생한방병원)은 “겨울철 기온이 떨어지면 신체 근육과 인대가 전반적으로 경직되면서 척추 부상을 당할 위험이 높다”며 “작업 전후와 업무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주고 무거운 짐을 들 때는 무릎을 굽혀 천천히 양손으로 들어올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배달서비스 종사자, 빙판길 위험…낙상 주의해야

배달강국인 한국의 배달서비스 중심에는 이륜차가 있지만, 배달 등에 있어 장점이 있는 반면 기후에 큰 영향을 받고, 운전자를 보호할 차체가 없어 외부 충격에 그대로 노출돼 작은 사고도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실제 질병관리본부의 ‘응급실 손상환자 심층조사’를 살펴보면 업무용(배달서비스) 이륜차 사고의 손상 부위는 머리·목 부위가 28.9%로 가장 높았으며 하지 부위가 24.8%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손상 양상으로는 타박상, 열린 상처가 37.4%, 골절 28.2% 순이었다.

겨울철에는 미끄러운 빙판길로 인해 낙상사고가 빈번히 일어난다. 이륜차에서 낙상할 경우 근·골격계 부상 및 골절 등의 위험이 높다. 낙상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헬멧 등 보호장비 착용이 필수적이며,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이륜차에 문제가 없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한파에 옥외 작업 잦는 건설노동자, 저체온증 조심해야

건설업은 옥외산업으로 기후의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한파 작업시 한랭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폭염 시기에는 실외 작업을 중단하거나 단축 근무를 하는 것과 달리, 한파는 법제화된 근로자 보호규제가 없는 실정이다.

고용노동부 산하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 11월까지 총 26명에 대한 한랭질환에 의한 산업재해 승인이 이뤄졌다. 연도별로는 2014년과 2015년 각각 1건에서 2016년 6건, 2017년 7건, 올해는 11건으로 늘었다. 이달부터 본격적인 한파가 시작되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산업현장에서의 한랭질환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장시간 야외 건설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한랭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대표적인 한랭질환은 저체온증으로, 체온이 35℃ 이하로 떨어질 경우 발생하며, 저체온증이 지속될 경우에는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며 오한, 호흡장애 등의 증상이 발생해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

최진서 원장은 “저체온증이 발생했다면 담요나 침낭 등으로 체온 손실을 최대한 막고 의식을 잃은 경우에는 신속하게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며 “겨울철 외부활동을 할 때는 체온 유지를 위해 내복 등 얇은 옷을 여러 벌 겹쳐 입고, 근무 중 동료들끼리 건강 상태를 자주 체크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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