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지난 14일 오전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부산 남구 돌산마을에서 신입사원 사회공헌 활동을 펼친 가운데 이정환 사장이 주민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17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지난 14일 오전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부산 남구 돌산마을에서 신입사원 사회공헌 활동을 펼친 가운데 이정환 사장이 주민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17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지난 1월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에 취임한 이정환 사장이 취임 이후 특정 지역에 편중된 공헌사업을 진행,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번엔 자원센터에 비공개를 요구하며 ‘쉬쉬’ 사업을 펼쳐 의문이 제기됐다.

지난 14일 오전 한국주택금융공사는 부산 남구 돌산마을에서 신입사원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다. 이들은 이날 극세사 이불 담요와 근육통 접착 완화제인 파스 한 통이 담긴 기부 물품을 130여 가구에 전달했다.

하지만 주공금은 자원봉사센터에 “조용하게 내부행사로 진행하는 것으로 해달라”며 비공개를 요청했다. 이유는 다른 지역에 소문이 나면 도움을 요청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서다.

공공기관인 주금공이 지역사회를 위한 공헌사업을 펼치는 것에 대한 환영의 목소리가 나와야 함에도 ‘비공개’ 사업은 의아한 대목이다.

이날 행사에 대해 주금공에 보도자료를 요청하자 관계자는 “오늘 사업은 얼마 전에 얘기된 갑작스러운 사업이었다”면서 “그래서 보도자료를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대답했다.

비공개로 한 이유에 대해서는 “연말이라 도움 요청이 많을 것으로 예상해 자원센터에 요청한 것뿐이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비공개로 진행된 공헌 활동을 두고 ‘지역구로 사업을 몰아주기를 하는 게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정환 사장이 주금공에 취임 후 남구에서 진행한 공헌사업은 ▲주택용 소방시설 소화기와 경보기 300개 ▲부산남부교육지원청 소프트웨어(SW) 교육협력 협약 ▲남구노인복지관 어르신 중복 맞이 ‘삼계탕 데이’ ▲남구장애인복지관 ‘설맞이 사랑의 떡 나눔’ ▲‘황령산 등산로 정비’ 1억원 등 모두 11건에 달한다.

하지만 소재지인 남구를 제외한 市의 15개 구·군 평균 공헌 활동은 2~5차례에 불과해 형평성 문제와 함께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이 중 단일 명목으로 1억원이 넘는 사업비를 기탁한 곳은 해운대구(1억 5000만원)와 남구 단 두 곳이다.

이날 돌산마을 기부 물품 전달식에 참여한 이 사장에게 이와 관련 설명을 요구하자 “당신(기자)하고 상관이 없는 일이니 입장을 이야기하지 않겠다”며 발끈했다.

이어 2억 5000만원이 특정 지역에만 투입된 경위와 사업 설명을 요구하자 이와 관련 보도한 매체들을 언급하며 “세트네 또 있던데?… 알아서 하라. 답하지 않겠다”며 인상으로 답을 대신했다.

지난 7월 27일 이정환 사장이 부산시 대연동 남구노인복지관을 방문해 어르신에게 삼계탕 배달을 하고 있다. (제공: 한국주택금융공사) ⓒ천지일보 2018.12.17
지난 7월 27일 이정환 사장이 부산시 대연동 남구노인복지관을 방문해 어르신에게 삼계탕 배달을 하고 있다. (제공: 한국주택금융공사) ⓒ천지일보 2018.12.17

정치권 출신인 이정환 사장은 지난 19·20대 총선에서 이 지역에 출마해 잇따라 낙선했다.

이런 이유로 유독 남구에 편중된 사업을 펼치는 것은 다가올 21대 총선을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닌가? 라는 의혹의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주택금융공사는 공공기관으로서 사업을 진행하면서 지역 구·군에 편중됨 없이 형평성 있게 펼쳐져야 한다. 특히 보증으로 발생한 기금으로 등산로 정비 사업이 아닌 무주택 서민들의 복지향상을 위해 사용되는 것이 목적과 취지가 맞을 것이다.

주금공의 설립 취지와 목적은 주택금융 등의 장기적·안정적 공급을 촉진해 국민의 복지증진과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기관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함에도 보증으로 발생한 이익금을 특정 지역에 선심성으로 등산로 정비사업 명목으로 사용된 것이 타당한가? 라는 질문에 명확한 공개를 꺼리는 것은 목적과 취지에 적합하지 않았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는 목소리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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