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북미정상회담을 갖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화를 하며 산책을 하고 있는 모습 (출처: 뉴시스) 2018.06.12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북미정상회담을 갖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화를 하며 산책을 하고 있는 모습 (출처: 뉴시스) 2018.06.12

내년초 2차 북미회담 앞두고 신경전… 김정은 신년사 내용 주목

北, 전향적 태도 보이면 대화 추동력… 북미 모두 ‘대화 필요’ 접점

트럼프, 미국 내 보일 성과 원해… 김정은, 경제 위한 제재완화 필요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 간 기싸움이 치열하다. 미국은 북하과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고 북한은 최근 미국의 대북제재 조치들을 거론하며 ‘비핵화가 영원히 막힐 수 있다’고 주장하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는 모습이다.

북한은 지난 1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외무성 미국연구소 정책연구실장의 개인명의 담화를 싣고 최근 미국이 취한 대북제재 조치들에 불만을 나타냈다. 담화에서는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로 향한 길이 영원히 막히는 것과 같은 그 누구도 원치 않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직접적인 기관 명의가 아닌 개인명의의 담화를 통해 간접적인 불만을 표했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에 이어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기를 약속하고 미국의 상응조치를 전제로 영변 핵시설 폐기도 언급하면서 제재완화를 바라고 있지만,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면 제재완화는 없다고 하면서 양측의 신경전이 치열한 양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서 북한과 협상에 대해 “서두를 것이 없다”며 북한이 다시 대화로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이는 북한이 미국의 협상 제안에 응하지 않고 있으니 급한 것은 북한이라는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북한은 최근 담화를 통해 “최대의 압박이 우리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이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이행하라”고 되받아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북미 간 공방전이 가열되면서 연내 고위급회담은 이뤄지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8일 뉴욕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간 고위급회담이 예정됐지만 그달 6일 북한의 요구로 돌연 취소됐고 아직까지 일정이 잡히지 않고 있다.

북미대화 분위기가 내년에도 추진력을 가질 수 있느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내용에서 좌지우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미국과 관계의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북미정상회담은 예정대로 내년 초에 이뤄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북미대화는 난국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북미 모두 내년 정상회담이 꼭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미국 민주당이 하원의 다수를 차지하면서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지적을 받을 수 있어 이에 대한 성과를 내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김정은의 입장에서도 올해 경제발전 5개년 계획 중 4년차이기에 내년에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야 하는 입장에서 자력갱생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대북제재 완화 돌파구를 통해 대외경제를 이끌어야 하는 과제가 있다는 분석이 있다.

북미 간 비핵화·상응조치 간 입장차이가 있고 북미대화의 필요성에 대한 접점이 있는 상황에서 북미 대화 국면이 재개될지 주목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