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2018.12.16
ⓒ천지일보 2018.12.16

내년은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교단연합기구로 활동해왔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한기총이 걸어온 길은 한국교회 주류 교단들의 발자취와 맥을 함께한다. 보수진영이 주를 이룬 한국교회에서 한기총이 남긴 역사적인 족적을 살펴보며, 무소불위 권력집단에서 몰락을 앞둔 현재까지 원인과 실태를 진단한다.

“한기총, 이단의 심장부인가”
타종교 비해 이단 논쟁 거세
신학대 지원자 꾸준히 감소
“예언서 잘못 해석해 가르쳐”
성경과 멀어진 교리 만들어내
교인들, 교회 자정능력 촉구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때 매머드급 교세를 자랑했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6년전 이단논쟁과 금권선거로 교세 감소 추세를 겪고 있다. 회원교단 소속 신학대학들은 신학생을 확보하지 못해 몸살을 앓고 있다. 군소교단 연합체로 전락한 한기총과 회원교단의 교리는 아전인수격 성경 해석만큼이나 난무하다. 다른 종교와 화합을 이루기에도 한계를 갖는다. 이 때문에 이단 논쟁도 거세다. 한 예로 한기총 전 대표회장이 소속된 순복음 교단에서는 과거 1998년 이후 종말이 오며, 교회가 통째로 올라간다는 휴거를 주장했다. 그러나 2018년이 된 오늘날까지 교회 휴거는 일어나지 않았다. 한때 한기총 영향력 아래있었던 한국교회 목회자 중에서는 성경과는 거리가 먼 교리를 만들어내는 이가 상당하다.

◆한기총 목회자‘ 시한부 종말론’ 거짓 주장

1984년 설교 영상에 따르면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는 “주님은 한 세대 후에 오신다고 했습니다. 이스라엘의 한 세대는 1998년도면 한 세대가 되는 것이니, 한 2000년쯤이면 한 세대가 다 지나가 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지금이 84년도이므로 역시 16년 이후가 되면 이 세상 6천 년 역사가 끝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예언했다. 1998년 이후 지구의 종말이 온다고 예언한 것이지만 불발로 그쳤다. 그는 종말이 오면 교회가 통째로 들려 올라간다는 휴거를 주장했다. 이후 조 목사는 예언이 빗나가자 “예수님이 가르쳐 준 것이니 책임이 없다”고 회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분노한 네티즌들은 ‘조용기목사 휴거추진위원회’를 결성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또한 조 목사는 일본 지진에 대해 ‘하나님의 경고’라고 해석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고, 지난해 4월에는 자신이 3월 16일에 천당에 간다고 주장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한기총은 한국 개신교 대표를 자부했다. 그러나 금권선거, 이단논란과 목회자들의 갖은 부패상으로 교인들의 고개를 들지 못하게 만들었다. 기독교방송 CBS는 지난해까지 허위∙왜곡보도로 정정 및 반론보도 조치를 받은 기사가 200여건에 달했다.

◆“한기총 목회자들 설교 믿을 수 없어”

한기총과 달리 국내 한 교단은 한국교회의 200가지 교리 주제를 선정,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신앙인은 물론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교리비교를 진행했다. 그 결과 한국교회 교리가 우수하다고 인정한 응답자는 극소수에 그쳤다. 이 교단은 한기총과 같은 교리적 부패를 경계하고자 성경 말씀을 가감하지 않고 통달하게 하기 위해 교회에서 하나님이 약속한 성경 말씀을 가르치고 배운 후 시험을 친다. 약 300문제인데, 만점에 가깝다. 현재 한국교회 어떤 교단에서도 이처럼 고난도의 과정을 거쳐 성도임을 인정하는 곳은 없다.

실제 이 교단이 작년 8~9월 전국 주요 거리에서 3만 1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교리비교블라인드 테스트’에서 80% 이상이 이 교단의 교리가 옳다고 인정했다. 또 교리비교 테스트에 동참한 이들은 한기총의 교리보다 이 교단의 교리가 성경적이고 상식적이라고 평가했다. 교리비교 블라인드 테스트는 성경 속 주제에 대해 교단명을 가린 채 각 교단의 교리를 참여자에게 제시한 뒤 성경적이고 상식적인 말씀을 선택하도록 했다. 주제는 전쟁, 말세, 휴거, 뱀, 선악과 등 종교인뿐 아니라 일반인도 익숙한 주제를 선택해 참여하도록 했다. 이 교단의 교리를 선택한 참여자는 “교회에서 에덴동산의 뱀이 실제 뱀이라고 가르치는 것을 들었지만 믿지 않는다” “휴거로 사람이 하늘로 올라간다고 하는데 어떻게 사람이 하늘로 올라가느냐”며 그동안 들었던 목회자들의 설교를 믿을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교인 쫓아내는 목회자들

최근에는 한국교회가 성경의 예언서를 잘못 해석해 거짓 교리를 만들어냈다는 반박까지 이어지며 종교적 정체성 문제도 제기되는 형편이다. 현재 한국교회는 일부 교단을 이단이라고하며 압박과 핍박과 저주를 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실시한 ‘일반국민 및 종교 및 기독교에 대한 인식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7명은 한국교회와 종교를 신뢰하지 않았다. 또 국민 과반수가 넘는 65.3%가 향후 10년 이내에 다른 종교보다 개신교 신자들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민 54.6%는 한국교회가 미래사회에서 영향력이 감소할 것이라고도 봤다. 10명중 7명(68.4%)은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고 봤다.

이를 두고 2014년 4월 개혁신학회가 ‘한국교회의 이단문제와 종말론’이란 주제로 학술대회를 진행했다. 주제발표를 한 김영재 박사는 한국 교회에 통렬한 비판을 가하며, 한국 교회의 문제점으로 ▲냉랭한 예배 분위기 ▲극단적 열광적 집회의 성향 ▲예배 신학의 빈곤 ▲지나친 문자적 성경 해석 ▲주관적인 풍류적 성경 해석과 설교 ▲본문과는 동떨어진 설교 ▲전통적인 올바른 신앙 교육을 위한 교리문답을 방치해 온 성경공부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김 박사는 “무분별한 교회 분열, 교주를 방불케 하는 많은 목회자의 의식과 자세, 성경의 가르침을 떠난 교회 경영, 많은 교회의 비윤리적인 성향 등은 한국 교회를 허약하게 만드는 치유 난망의 고질병”이라며 한국 교회의 근본적인 각성과 개혁을 촉구했다.

◆‘교세 감소’ 신학대 지원자도 감소

한기총 회원교단 소속 신학교들은 신학생 과잉수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6월 한국 개신교 신학대학의 현실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공청회가 열렸다. 지원자 감소와 종합대 승격 이후 이어지는 재정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한신대학교의 신학교육 발전을 놓고 교단 목회자들과 교수, 학생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머리를 맞댔다. 그러나 한신대학교의 문제는 비단 한 학교만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2016년 5월호에 실린 ‘신학대학원 지원자 감소와 목회자 양성의 문제’를 주제로 국내 5개 신학대학원장이 답변한 내용을 보면 공통적으로 신학대학원의 현 실태로 지원자 감소를 꼽았다. 이는 목회자를 양성하는 데 문제가 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신학대학원 지원자가 감소하는 원인은 다중적이었다. 교단마다 차이가 있지만, 가장 먼저 지적된 이유는 한국교회의 세속화에 따른 개신교 인구의 감소였다. 그다음으로는 한국교회(목사를 비롯한 모든 성도)의 부정적인 모습, 전체 학령인구의 감소추세와 더불어 발생하는 청소년과 청년대학생 교인수의 급감이었다. 또 젊은이들의 소명인식의 변화로 꼭 목회자가 아니어도 선교할 수 있다는 의식의 변화와, 변화하는 현실사회에 대응할 수 있는 전통적인 방식을 탈피한 목회역량을 키울 수 있는 융합적인 신학교육과정 부족 등이 지적됐다. 현 교단들의 교세 감소 추세로는 신학대학들이 안고 있는 문제 해결에 청신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