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들이 ‘노이무공(勞而無功)’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했다. 온갖 애를 썼지만 보람이 없었다는 뜻이다. 얼마 전 취업포탈 사이트에서 직종별 사자성어를 조사한 결과다. 구직자들은 ‘고목사회(故木死灰)’를 꼽았다. 마른 나무나 불기 없는 재와 같이 생기와 의욕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노이무공과 무관치 않은 사자성어다. 많은 기업이 경기침체와 임금인상 등을 이유로 신년 계획을 짜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굴지의 대기업들 가운데서도 이런 경우가 적지 않다는 말이 들린다. 노이무공이나 고목사회는 이런 경제위기설을 대변하는 듯하다. 

1997년 IMF 사태 당시 상황을 묘사한 영화 ‘국가부도의 날’이 개봉하면서 요즘 경제 상황이 당시와 비슷하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객관적인 경영여건이 나쁜 것은 사실이다. 2년 새 29%나 오른 최저임금, 미국 금리인상, 중국 성장률 둔화 등 악재가 즐비하다. 연간 ‘1조 클럽’도 1997년 74개에서 2012년 192개로 늘었다가 지난해에는 되레 줄어 187개가 됐다. 민생경제의 악화는 대통령 지지율과도 직결되면서 문 대통령 지지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절반 이상이 대통령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17일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청와대에서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한다. 외교 통일을 제외한 대부분 부처 장관이 참여한다. 경제위기를 실감한 결과일 것이고, 체감경기를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늘 답은 현장에 있고, 진리는 단순명료하다. 자영업자들이 꼽은 ‘노이무공(勞而無功)’은 많은 문제를 나타냄과 동시에 경제정책 방향도 제시하고 있다 봐진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 창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일자리도 생기고 경제도 돌아가는 법이다. 청와대와 정부가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 노사정이 납득하고 경제가 선순환 할 수 있는 정책방향을 제시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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