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물 제592-3호로 지정된 <허목 전서 애민우국> (사진제공: 문화재청)

‘서산대사 행초 정선사가록’ 등 17~19세기에 걸친 명필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17세기 대표 명필인 미수 허목과 18세기 대중적 명필의 대가인 원교 이광사 등 조선후기를 대표하는 서예작품들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청장 이건무)은 17세기부터 19세기 전반에 걸친 명필들과 보물 제1667호 <서산대사 행초 정선사가록> 등 26건의 문화재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새롭게 지정했다고 27일 밝혔다.

보물로 지정된 서예 작품 26건은 문화재청이 지난 2월부터 추진한 ‘우리나라의 옛 글씨(조선후기)’ 공모를 통해 조사ㆍ검토ㆍ심의를 거쳐 얻은 성과물이다.

옛 글씨 공모는 ‘동산문화재 일괄 공모 조사․지정 사업’의 일환으로, 공문을 통해 2005년도에는 백자대호(보물 지정 5건), 2006년도에는 초상화(보물 지정 33건), 2007년도와 2008년도에는 옛 지도(보물 지정 35건), 지난해에는 조선왕실의 어필 11건과 조선전기 명필의 서예작품 9건을 보물 지정한 바 있다.

▲ 보물 제1667호 <서산대사 행초 정선사가록> (사진제공: 문화재청)
보물 제1667호로 지정된 <서산대사 행초 정선사가록>은 조선의 고승 승병장인 서산대사 휴정(1520~1604)이 송대 선문(禪門, 불문에 들어간 남자)을 대표하는 마조 백장 황벽 임제의 법문에서 필요한 부분만 골라 기록한 서첩이다. 이 서첩은 조선 전기 고승의 필적이 드문 조선시대 서예사의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됐다.

17세기를 대표하는 유학자이자 전서 명필인 미수 허목(1595-1682)의 <허목 전서 함취당>과 <허목 전서 애민우국>은 각각 보물 제592-2호, 보물 제592-3호로 지정됐다.

두 전서는 허목의 대자(大字) 전서풍을 대표하는 ‘편액’으로 허목의 인장까지 찍혀 있어 서예사의 자료로서 가치가 충분하다고 평가됐다.

18세기 대중적 명필이던 원교 이광사(1705-77)가 쓴 <이광사 필적 원교법첩>은 보물 제1677-2호로 지정됐으며, 옥색ㆍ담옥색ㆍ검은색 비단에 먹과 금니를 사용해 작고 큰 글자를 행초 오체로 정성스럽게 쓴 서첩이다.

원교법첩은 이광사의 수많은 서첩 가운데 가장 전형적인 작첩(作帖) 방식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광사의 서론적(書論的) 입장을 잘 대변해주는 중요한 서예 역사 연구 자료로 평가됐다.

특히 추사 김정희(1786-1856)가 19세기 전반에 쓴 <김정희 예서대련 호고연경> 필적 2건은 보물 제1685-2호로 지정됐으며, 경첩을 통해 그가 평소에 금석과 경서 연구에 몰두하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한편 문화재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26건의 서예작품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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