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삼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오른쪽)와 티모시 베츠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가 16~19일 서울 국방연구원에서 2019년 이후분 방위비분담금 협상 제8차 회의를 갖고 악수하고 있다. (출처: 외교부)
장원삼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오른쪽)와 티모시 베츠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가 16~19일 서울 국방연구원에서 2019년 이후분 방위비분담금 협상 제8차 회의를 갖고 악수하고 있다. (출처: 외교부)

10번째 회의도 타결 못해… “입장차 커서 내년 미뤄져”

9차 협정도 연내타결 아닌 이듬해 1월 타결 역사 있어

문재인-트럼프 G20 회담 때 언급… 정상간 조율 가능성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합의가 또 이뤄지지 못했다. 결국 연내 타결은 물 건너갔고 내년 초 다시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

본래 방위비분담금은 주한미군의 주둔 시 건설비용 등에 국한됐다. 하지만 미국은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비용 등을 한국 정부에 요구하면서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다.

14일 외교부는 제10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의 10번째 회의가 지난 11~13일 서울에서 열렸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핵심 쟁점인 총액에 대한 입장 차이가 아직도 크다”고 말했다.

한미는 지난 3월부터 장원삼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와 티모시 베츠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를 내세워 분담금 총액과 유효기간, 연 증가율,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비용 분담여부 등 주요 쟁점을 놓고 양국을 번갈아 오가며 협의를 진행해 왔다.

올해까지 적용되는 제9차 SMA의 유효기간은 이달 말까지다. 이에 협상이 해를 넘기게 되면서 국회 비준 절차 등을 고려할 때 협정 공백 상황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 결과는 내년부터 적용된다.

한미는 협정 공백에 대비해 새 협정이 채결되기 전까지 2018년도에 준해 필요한 금액을 집행하고 이후 차이가 발생하면 예비비 형식으로 추가해 총액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쟁점은 한국 정부가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상향 요구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다.

앞서 지난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현재의 2배 규모로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2016년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언급하며 ‘한국 등 동맹국의 방위비 100% 부담’을 주장한 바 있다.

미국 측 협상 당국도 현재보다 50% 인상된 연간 12억 달러(약 1조 3000억원)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특히 미국 측은 항공모함이나 원자력잠수함, 전략폭격기 B-1B나 B-52 등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시 비용을 한국이 일부 분담하는 것으로 하고 ‘작전지원’ 항목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에 대해 불가 방침을 분명히 했다. 다만 우리가 전략자산 전개비용 신설 요구는 수용하지 않지만 기존 항목인 ‘군사건설·군수지원·인건비’ 안에서 일정한 수준 증액을 받아들이고 ‘기간·연간 증가율·제도 개선’ 등에서 상응하는 요구를 확정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10차 방위비 협정의 10번째 회의도 타결되지 못하면서 연내 타결은 어려워졌다. 하지만 과거 이력을 봐도 연내 타결이 되지 않아도 최종 타결을 항상 해왔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말에 종료되는 9차 방위비 협정도 지난 2013년 협상 당시 연내 타결이 무산된 후 이듬해 1월 회의에서 양측이 합의점을 도출했다.

외교부는 현재 모든 채널을 통한 협의를 강조하고 있다. 이에 한미 고위급이나 더 나아가 양 정상 간의 결단이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지난 11월 30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 한미 양 정상이 만난 가운데서도 짧게 방위비 협정에 대해 언급한 바 있어서 최종 협정 타결에 양 정상이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한편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이 분담하는 몫을 말한다. 이는 주한미군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각종 미군기지 내 건설비용, 군수 지원비 등의 명목으로 쓰인다. 현행 제9차 특별협정에 따라 올해 한국 측 분담액수는 약 9602억원이며 전체 금액의 절반 정도 규모다.

지난 11월 3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갖고 악수를 하고 있다. (출처: 청와대) 2018.12.14
지난 11월 3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갖고 악수를 하고 있다. (출처: 청와대) 2018.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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