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총리 관저인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앞서 메이 총리는 의사당에서 열린 신임투표에서 승리하면서 집권 보수당 당 대표 및 총리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게 됐다.투표 결과는 찬성 200표, 반대 117표로 83표 차로 승리를 확정했다. (출처: 뉴시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총리 관저인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앞서 메이 총리는 의사당에서 열린 신임투표에서 승리하면서 집권 보수당 당 대표 및 총리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게 됐다.투표 결과는 찬성 200표, 반대 117표로 83표 차로 승리를 확정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열린 신임투표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내년 3월 29일 예정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를 앞두고 의회의 벽을 넘어야 하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험로가 예상된다. 

EU로부터 브렉시트 합의문에 대한 양보를 얻어내야 하는 게 메이 총리의 급선무다. 그러나 EU가 “재협상은 없다”고 못을 박은 만큼 브렉시트 합의문에 손을 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합의문에 양보를 얻어내지 못하는 이상 집권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는 물론, 노동당 등 야당의 극심한 반대를 이겨내야하는 상황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열린 보수당 당 대표 신임투표에서 총 317명의 하원의원 중 200명은 찬성표를, 117명은 반대표를 던졌다. 찬성이 절반을 넘어 일단 당 대표와 총리직을 유지할 수는 있게 됐다.

메이 총리는 이날 신임투표에 앞서 자신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면서 반대 세력을 달래기 위해 브렉시트를 마무리한 후 2022년 총선 전에 사퇴하겠다는 의사까지 밝혔다.

그러나 117명의 의원이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 의사를 나타냈다는 점에서 이번 투표가 총리 리더십에 상처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집권 보수당 내에서 100명 이상의 의원이 메이 총리의 불신임 입장을 나타낸 만큼 향후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에서 과반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제1야당인 노동당을 비롯해 스코틀랜드국민당(SNP), 자유민주당 등 주요 야당은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 표결에 부쳐질 경우 부결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총리직을 유지하게 되면서 메이 총리는 당초 예정대로 13~14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 참석해 브렉시트 합의안 중 영국 의회의 반발이 가장 심한 ‘안전장치(backstop)’ 방안의 수정을 시도해야 한다.

이날 신임투표 결과가 나온 뒤 메이 총리는 총리 관저 앞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북아일랜드 ‘안전장치’에 관한 하원의 우려를 들었다”면서 “내일 EU 이사회에 가서 이같은 우려를 완화할 수 있는 법적·정치적 확약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EU가 재협상은 불가능하다는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어 협상 가능 여부는 미지수다.

영국과 EU의 재논의 결과에 따라 ‘노 딜’이나 제2 국민투표, 소프트 브렉시트, 노동당의 정부 불신임 제출을 통한 조기총선이 열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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