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 피해지 구조 난항..화산 2차폭발 우려로 긴장
거대 판(板) 간 경계지로 화산.지진 잦아

(서울=연합뉴스) 이틀간 지진과 쓰나미, 화산폭발이라는 거대 재난이 휩쓴 인도네시아 현지는 악천후로 구조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2차 화산폭발 우려로 인근 1만3천명에 대피령이 내려졌다.

◇쓰나미 지역 수색.구조작업 차질= 26일(현지시각) BBC 등 외신에 따르면 25일 지진이 촉발한 쓰나미로 수마트라 서부 먼따와이 군도에서 최소 113명이 숨졌고 500여명은 생사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에는 폭우로 헬리콥터가 뜨지 못하고 사우스빠가이 섬의 둑이 터져 배로도 접근이 어려워 수색 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목격자들은 3m가 넘는 '흰 물의 장벽' 같은 거대한 파도가 덮쳐 마을이 통째로 씻겨나가 버렸다고 증언했다.

인도네시아 보건 당국은 시신이 수습되는 대로 운반할 수 있도록 200개의 시신 운반용 부대를 보낼 계획이다.

국가재난관리청(ADMA)에 따르면 10개의 마을이 쓰나미에 휩쓸려 사라졌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우스빠가이 지역 수산청 관계자는 "베투몽가라는 마을에는 200명이 살았는데 생존이 확인된 사람은 40명뿐이다. 주민들이 곳곳에서 울부짖고 있다"고 전했다.

약 하루 동안 연락이 끊겼던 호주 선박 서던크로스호와 선원 전부는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화산 인근 주민 1만3천명 대피 준비= 26일 중부 자바에서는 머라삐 화산 폭발로 최소 18명이 숨지고 화산 인근 주민 수천명이 긴급 대피했다.

화산은 26일 동이 트기 전 뜨거운 재와 바위 기둥을 분출하기 시작했다.

갑작스럽게 덮친 화산재에 갇힌 주민들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희생됐다.

머라삐 화산 인근 마을의 지도자인 헤리 수프랍토 씨는 화산재가 섞인 비로 5m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며 주민 다수는 마을에 고립됐다고 전했다.

인접 주민들은 급히 몸을 피했지만 화산 반경 16㎞이내 주민 1만3천명도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할 상황이라고 당국은 전했다.

그러나 가축과 재산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수천명의 주민들은 피난 명령을 거부한 채 화산에서 멀지 않은 마을에 남아 있다.

한편 머라삐 화산활동 감시 당국이 25일 경계수위를 최고로 높인 이래 600여 차례의 화산 지진파가 감지됐다.

소규모 분출이 계속되는 화산은 언제 또다시 폭발할지 모르는 불안정한 상태다.

화산 감시 당국의 관계자는 "화산 내 압력이 서서히 낮아지길 바라고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근래 몇년간 보지 못한 거대한 분출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잦은 지진과 쓰나미, 화산폭발 왜? = 인도네시아에서 지진과 화산폭발이 잦은 것은 열도가 오스트레일리아판(板)과 유라시아판의 경계인 '순다 해구(海溝)'(자바 해구)를 따라 늘어서 있기 때문이다.

지각의 거대 판끼리 경계를 이루는 해구는 지질학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지역이다.

판끼리 마찰로 발생한 열이 용암을 형성하고, 늘어난 용암은 화산 분출과 지진을 유발한다.

지질학자들은 그러나 이번 수마트라 서부의 지진과 자바 중부 머라삐 화산 폭발이 서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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