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중구의 한 시중은행 앞에 대출금리 관련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18.10.3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중구의 한 시중은행 앞에 대출금리 관련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18.10.31

가을이사철로 전세대출 증가
전 금융권 가계대출 8조원↑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정부의 각종 대출 규제에도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상승폭이 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600조원을 첫 돌파했다. 다만 10월 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규제 전에 수요가 몰려 큰 폭으로 증가했던 신용대출은 증가세가 둔화됐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11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1월중 은행의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6조 7000억원 증가한 822조 2000억원을 기록했다. 10월 증가액(7조 8000억원)보단 다소 축소되긴 했으나 작년 11월(6조 7000억원)과는 같은 수준으로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가을 이사철에 따른 전세자금대출 증가로 인해 전월보다 4조 8000억원 늘어난 603조원을 나타냈다.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 등으로 인해 9월(3조 7000억원)과 10월(3조 5000억원) 주춤했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다시 확대된 것이다. 증가 규모는 지난해 7월(4조 8000억원)과 비슷하고, 11월 증가폭은 2016년 11월(6조 1000억원) 이후 2년 만에 최대치다.

11월에는 가을 이사철에 따른 전세자금대출 증가세가 이어진 데다 이미 승인된 중도금대출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전세 거래 증가로 자금 수요 자체가 늘고, 지난 10월 31일부터 본격화된 신DSR 규제에 앞서 몰렸던 대출이 심사를 거쳐 지난달 대거 실행된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달 서울시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1만 2000호로 아파트 매매 거래량(4000호)보다 훨씬 많았다. 이는 DSR 규제로 주택매매를 위한 대출 받기가 깐깐해지면서 전세를 택한 수요가 늘어난 측면으로 보인다.

반면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은 증가세가 크게 꺾였다. 기타대출은 218조원으로 전월 증가액(4조 2000억원)의 절반 수준인 1조 9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카드값 결제 수요 등이 줄어든 측면도 있으나 신용대출까지 옥죄는 DSR 규제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상호금융과 보험,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은 반대로 신용대출이 1조 6000억원 늘었으나 주택담보대출은 4000억원 감소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1조 3000억원 늘어 전월(2조 7000억원)보다 증가액이 축소됐다.

전 금융권으로는 가계대출이 전월보다 8조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증가세는 전월과 비슷하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증가규모는 68조 5000억원으로 지난해(84조 5000억원)보다 약 16조원 감소했다.

한편 은행권 기업대출은 830조 9000억원으로 전월보다 4조 8000억원 늘어났다. 중소기업 대출은 연말 실적평가에 대비한 은행들의 대출 확대 노력으로 증가규모가 전월 2조 7000억원에서 4조 4000억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그중 자영업자가 주로 빌리는 개인사업자 대출은 2조 4000억원 증가한 313조 5000억원을 나타냈다. 대기업 대출은 157조원으로 지난달 4000억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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