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하교회의 모습. (출처: 뉴시스)
중국 지하교회의 모습.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중국 경찰이 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은 한 지하교회를 급습해 기독교 신자들을 체포했다. 목사인 왕이를 비롯해 신자가 100여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시 경찰이 지난 9일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지하교회 중 하나인 추위(秋雨)성약교회를 급습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교회뿐 아니라 시내 곳곳과 성도들의 가정집에서도 신도들을 잡아들였다.

앞서 2005년 설립된 추위성약교회는 중국에서 공개적으로 선교 활동을 하는 교회로 유명하다. 중국 당국의 단속을 피해 몰래 활동하는 다른 지하교회와 달리 온라인에 설교를 게재하거나 길거리에서 전도 활동을 하는 등 공개적으로 활동하고 있어 중국 정부의 표적이 됐다. 신도는 500~800명 정도다.

이 교회의 한 집사는 “경찰이 우리 교회가 불법조직이며, 지금부터 어떤 집회에도 참석할 수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또 체포된 일부 신도들에게 다시는 교회에 나가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서약서에 서명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미국 인권단체 ‘차이나 에이드’는 중국의 종교탄압이 확산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올해 구금된 중국 내 기독교도의 수는 1만여명에 달해 3000명이었던 지난해의 3배를 넘어섰다고 비판했다.

앞서 2012년 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후, 중국 정부는 당국의 통제 아래 놓이지 않은 지하교회에 대한 탄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또 ‘종교의 중국화’를 강하게 요구했다. 특히 올해 2월에는 중국 내 종교단체와 종교활동 요건을 강화한 ‘종교사무조례’를 시행하는 등 기독교에 대한 탄압의 수위가 한층 강화됐다.

일례로 올해 들어 허난(河南)성에서는 4000여개의 교회의 십자가가 철거됐다. 지난 9월에는 베이징(北京) 경찰이 베이징 최대 개신교 지하교회인 시온 교회를 폐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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