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수출하는 우리나라 전통의 진도홍주 (제공: 진도군) ⓒ천지일보 2018.12.12
세계로 수출하는 우리나라 전통의 진도홍주 (제공: 진도군) ⓒ천지일보 2018.12.12

국제주류품평회에서 금상 수상

중국, 일본, 미국, 가나에 수출

전통제조과정으로 만드는 홍주

지초사용, 알코올도수↑ 선홍색

[천지일보 진도=전대웅 기자] 진도 홍주는 전통 민속주로서 쌀과 선약인 지초가 만나 미(美)·색(色,)·향(香)을 고루 갖춘 고품격 명주로 진도에서만 유일하게 전승·제조하고 있다. 술의 색상은 지초에서 나온 홍색이 아름답게 착색돼 마치 보석 빛깔을 보는 듯하다. 재래 증류주만의 독특한 향기와 깊은 맛, 여기에 시각적인 매력까지 더한 전통주다.

홍주가 진도에 정착해 진도 홍주로 전승되어온 배경은 항몽 삼별초군 입도, 양반 유배인의 전수, 함경 평안도유민의 입도, 남방 문물의 유입, 의서처방에 따른 독자 발전 등을 생각할 수 있으나 그 어느 것도 신빙할 수 있는 자료는 없다. 진도 홍주가 처음 빚어진 때는 약 1000년 전인 고려시대로 전해진다. 널리 알려진 것은 조선시대이며 이때는 진도 홍주를 ‘지초주(芝草酒)’라 불러 최고 진상품으로 꼽아 사대부를 중심으로 널리 이용됐다. 조선시대 술을 기록한 고문헌은 약 71종으로 알려졌다. 홍주와 관련된 문헌은 임원십육지, 지봉유설 등 11종여 제법 등이 기록됐는데 크게 관서 감홍로와 내국 홍로로 분류하며 진도 홍주는 내국 홍로방의 제법이 그대로 전남 진도에 전수됐다. 그러나 일본의 통치와 함께 과학 기술의 근대화 과정에서 개량 소주법의 원용, 근대 기기의 이용, 주세 당국의 밀조주 근절법에 의해 기록 없이 구전으로만 전수돼 왔다. 진도군에는 무형문화재 제26호인 고(故) 허화자씨로부터 기능을 전수한 전수자 2명과 군수품질인증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업체 6곳이 있다.

김애란 대대로진도홍주 대표가 중국 광저우에서 진도홍주를 홍보하고 있다. (제공:대대로진도홍주) ⓒ천지일보 2018.12.12
김애란 대대로진도홍주 대표가 중국 광저우에서 진도홍주를 홍보하고 있다. (제공:대대로진도홍주) ⓒ천지일보 2018.12.12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진도 홍주

김애란 진도홍주 대대로 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진도 홍주를 ‘세계에서 으뜸가는 술’로 인정받기 위해 20여년의 청춘을 받쳤다. 미국, 캐나다, 우즈베키스탄, 독일, 싱가포르, 태국, 일본, 중국 등의 프로모션에 참가해 진도 홍주를 알리고 미국에서는 홍주에 대한 강의도 열었다. 지난 2015년 벨기에 품평회에서는 몽드셀렉션 골드 어워드상을 받고 샌프란시스코 국제주류품평회에서도 금상을 받았다. 이러한 노력 끝에 현재 중국, 일본, 미국, 아프리카의 가나에 수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세계적인 명주로 인정받으려면 아직 멀었다. 유럽과 아시아 지역은 가시밭길”이라며 “후배들이 따라오도록 길을 내고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이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의미에서 홍주와 접목해 전통을 유지·개발하면 굉장히 발전할 것 같다”며 “전통적인 것을 고집하는 것이 오히려 우리나라를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프랑스의 코냑, 영국의 스카치위스키처럼 대한민국 진도 홍주도 영원히 이름을 남기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잘게 썬 지초 뿌리를 넣은 삼베주머니에 증류된 소주를 통과시키는 진도홍주의 전통제조방법 (제공:진도군) ⓒ천지일보 2018.12.12
잘게 썬 지초 뿌리를 넣은 삼베주머니에 증류된 소주를 통과시키는 진도홍주의 전통제조방법 (제공:진도군) ⓒ천지일보 2018.12.12

진도 홍주 전통식 제조법

진도 홍주를 만드는 과정은 크게 누룩의 제조, 담금 및 발효, 증류의 3단계다. 현재 진도 홍주의 제조 방법은 예부터 내려온 전통식 제조법과 전통식 제조법에 현대식 설비를 이용해 재선한 제조법이 있다. 전통식 제조법은 먼저 쌀과 보리쌀을 7:3 비율로 섞어 고두밥을 짓는다. 그다음 고두밥을 누룩 한 되와 섞어 항아리에 넣고 20~23℃ 온돌방에서 15일 정도 발효시킨다. 발효가 완료된 덧술을 가마솥에 넣고 60℃ 정도 예열해 비점이 낮은 휘발성분을 제거한다. 가마솥에 소주 고조리를 올리고 소주 고조리 윗부분에 냉각수를 붓고 가열하면 증류된 소주를 얻어낼 수 있다. 이어 잘게 썬 지초 뿌리를 넣은 삼베 주머니에 소주를 통과시키면 선홍색 홍주가 된다. 마지막으로 도자 병에 술을 담으면 눈과 마음을 취하게 하는 진도 홍주가 완성된다.

홍주에 사용되는 붉은빛의 지초는 한방에서 산삼, 삼지구엽초와 함께 3대 선약으로 알려져 있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청혈, 해독, 해열, 화상, 동상 등에 약재로 사용하고 있으며 항균이나 항염증 작용을 한다고 보고돼 있다. 지초의 주성분인 시코닌은 항비만, 항암, 콜레스테롤 저하, 면역강화, 관절염 예방 등에 효과적이며 프락토올리고당은 노화 방지, 장내 유효 세균 활성화, 구강 건강 등에 도움이 된다.

진도 홍주는 지초를 넣기 때문에 알코올 도수가 높다. 그러나 얼음 칵테일 및 음료수와 섞어서 마시면 순하고 부드럽게 마실 수 있다. 특히 홍주는 특유의 붉은빛 때문에 유리잔에 마시면 홍주의 독특한 색을 시각적으로 즐기면서 음미할 수 있다. 홍주의 깊고 진한 맛을 그대로 느끼고 싶다면 잔에 홍주를 적당량 따른 후 미, 색, 향을 음미하면서 마시면 좋다. 얼음과 홍주를 취향에 맞게 조절해 마시면 얼음이 녹으면서 알코올 도수가 낮아져 얼음의 차가움과 홍주의 상쾌함이 더해진다. 또 맥주를 따른 잔에 진도 홍주를 서서히 따르면 ‘진도 홍주가 바다 위 태양처럼 출렁인다’는 일명 ‘일출주’를 맛볼 수 있다. ‘서로 마음의 문을 열어 화합을 표현한다’는 ‘한마음주’는 청량음료를 잔에 따르고 홍주를 서서히 따라 건배주로 즐겨 마신다.

김애란 대표는 “진도홍주는 콜레스테롤 분해 능력이 뛰어나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분들에게 좋다”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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