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털어도, 털어도 끊임없이 먼지가 나는 사람도 있다. 이제 그만 털어도 되겠지 싶었는데, 케케묵은 먼지가 미세먼지보다도 더 괴악스럽게 피어올라 숨 막히게 만드는 사람들. 그들은 대한민국 사회 이곳저곳에서 정치·경제· 사회·문화적인 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도 하고, 뭇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만큼 저명한 사람이 될 수도 있다. 특정집단이나 무리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사건, 사고는 언제 어디서든지 일어날 수 있으며,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도 아무개라고 특정할 수 없다. 다만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 부당한 이득을 취한다거나, 자신이 가진 부와 권력을 이용해 이른바 ‘갑질’을 마치 훈장인 양 휘두르고 있는 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음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아니 생겨났다는 말보다는 ‘드디어’ 수면 위로 그 추악한 본모습이 드러났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까도, 까도 끝이 없는 양파 같은 사람은 매력이라도 있지, 이건 까면 깔수록 그 흉물스런 행각이 드러나는 사람은 눈살을 찌푸리게 할 뿐이다. 

최근 까면 깔수록 공분을 일으키는 일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사람이 있으니 바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다. 직원들을 상대로 폭행과 엽기 행각을 일삼은 그의 모습이 공개되자 국민은 분노를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양진호 회장은 돈 있고 뒤 봐주는 사람 있는 자기 자신이 마치 왕이라도 된 듯 느껴졌나 보다. 사람을 대하는 그의 모양새는 필경 사람의 모습은 아니었다. 돈 있으면 사람을 때려도 되고, 다른 사람의 앞길을 막아도 된다는 발상은 도대체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가. 애초에 사람다움을 입지 못한 채로 돈을 거머쥐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 양진호 회장 사건을 통해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된다. 

돈은 일만 악의 뿌리라고 했다. 욕심이 잉태한 즉 죄를 낳는다고도 했다. 가진 것은 욕심밖에 없는 사람이 돈까지 손에 쥐게 되면 그 끝은 보지 않아도 불 보듯 훤하다. 비단 양진호 회장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이는 세상에 존재하는 ‘인성’도 ‘신성’도 ‘심성’조차도 없는 사람들이 부와 권력을 잡았을 때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대한 것이다. 

니체는 “정당한 소유는 인간을 자유롭게 하지만 지나친 소유는 소유 자체가 주인이 되어 소유자를 노예로 만든다”는 말을 남겼다. 결국 돈을 가진 자가 임금처럼 왕 노릇하며, 세상 또한 제 것인 줄 알고 경거망동하는 것 자체가 이미 돈의 노예가 됐다는 말과 다름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미 돈의 노예가 되어 짐승보다 못한 행각을 벌여도 그것이 사람이라면 응당 해야 하는 일인지, 해서는 안 되는 일인지도 분간하지 못하는 실정에까지 이르렀으니 참으로 개탄할 노릇이다. 

일본의 저명한 물리학자 다케우치 히토시는 “사람의 일생은 돈과 시간을 쓰는 방법에 의해 결정된다. 이 두 가지 사용법을 잘못해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는가 하면, 소크라테스는 “재산이 많은 사람이 그 재산을 자랑하고 있더라도 그 돈을 어떻게 쓰는지 알 수 있을 때까지는 그를 칭찬하지 말라”는 명언을 남겼다.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제대로 사용할 줄 모르는 이들은 결국 그렇게 사랑했던, 그리고 믿었던 돈 때문에 파국을 맞을 수밖에 없다.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돈 있다고 비행기를 돌리는 사람이나, 돈 있다고 사람을 향해 물 컵을 집어 던지는 사람이나, 돈 있다고 사람에게 폭행을 가하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 과연 그들이 맞이하게 될 결말은 무엇인지 그들 스스로가 먼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이들의 ‘갑질’과 ‘범법행위’를 알면서도 묵과하는 사람들. 이들 또한 돈의 노예가 된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왜 사람다운 사람을 보기 힘든 세상이 됐는가. 왜 사람보다 돈이 더 중요한 세상이 됐는가. 지각이 있다면 한번쯤 생각해보고 깨닫기를 바란다. 결코 돈이 주인이 된 세상이 돼서도 안 되며, 금수보다 못한 이들이 사람 행세하는 세상이 돼서도 안 된다. 이 모든 불의와 잘못된 사상들을 진정 뽑고 파괴해 새로운 것으로 다시 심고 건설하는 일에 지각 있는 사람이라면 동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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