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출처: 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처: 연합뉴스)

“경영투명성 일부 미흡하지만… 기업계속성·재무안정성 우려 크지 않아”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한국거래소가 10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삼성바이오)의 상장을 유지하고 거래를 재개하기로 발표했다.

삼성바이오 상장폐지 여부를 심사하는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는 이날 회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14일부터 거래 정지 상태였던 삼성바이오 주식은 내일부터 주식시장에서 정상적으로 거래가 가능하다.

거래소는 “기심위에서 기업의 계속성, 경영 투명성, 공익 실현과 투자자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심사했다”며 “경영 투명성 면에서 일부 미흡한 점이 있지만 기업 계속성, 재무 안정성 등을 고려해 상장 유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심위는 기업 계속성 측면에서 매출·수익성이 확인된 가운데 사업전망과 수주잔고, 수주계획 등을 고려할 때 기업의 계속성에 심각한 우려가 있지 않다고 결론 냈다.

재무 안정성 면에서도 지난 2016년 11월 공모증자와 올해 11월 바이오젠의 삼성바이오에피스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등을 고려할 때, 상당 기간 내에 채무불이행 등이 현실화할 우려가 크지 않다고 봤다.

또 거래소는 경영 투명성을 놓고는 일부 미흡한 점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삼성 측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행정소송 결과와 무관하게 감사 기능과 내부회계관리제도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개선계획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삼성바이오 경영투명성 개선계획 이행 여부를 3년간 지속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지난달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의 2015년 지배력 관련 회계처리변경을 고의 분식회계로 판단하고 삼성바이오를 검찰에 고발한 이래로, 거래소는 회사에 대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벌여왔다.

시가총액 22조원이 상장 폐지될 수도 있다는 어마어마한 시장 불확실성이 이번 결정으로 사라지게 됐다. 이 회사 주식 수조원가량을 보유한 소액주주들이 광범위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잦아들게 됐다.

하지만 고의적 분식회계를 통해 상장이 된 삼성바이오의 잘못을 제대로 응징하지 못했다는 점은 금융시장 투명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대마가 위태롭게 보여도 필경 살 길이 생겨 죽지 않는다’는 격언인 ‘대마불사’ 논리를 한층 강화시켜줬다는 비판 역시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회사는 아무리 문제가 있어도 결국 구제금융 등을 거쳐 살린다는 취지로, 시장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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