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과 엽기행각으로 물의를 빚어 구속돼 경찰 조사를 받아온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16일 오전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폭행과 엽기행각으로 물의를 빚어 구속돼 경찰 조사를 받아온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16일 오전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저작권 위반 문제 소송 당시

직원에게 보낸 문자 공개돼

경찰, 해당 의혹 수사 전망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직원들을 상대로 폭행·엽기행각을 일삼고, 불법음란물 유통을 주도한 이른바 ‘웹하드 카르텔’의 정점인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에 대해 검찰과 경찰을 대상으로 로비를 한 정황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0일 뉴스타파·셜록·프레시안 공동취재팀은 양 회장이 2015년 초 부하직원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검찰에 금품을 제공했다고 스스로 밝힌 정황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 회장이 실소유주로 있는 위디스크와 파일노리가 유명 콘텐츠 회사인 A사와 저작권법 위반 문제로 송사를 벌이던 때, 서울중앙지검에 2000만원을 지급했고 수원지검 성남지청엔 5000만원을 제공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부하 직원에게 밝혔다.

공동취재팀이 공개한 문자 메시지에 따르면 2015년 2월 7일 양 회장은 부하직원에게 메시지를 보내 “성남지검(성남지청의 오기로 추정)에 빌어먹을 검사들 처먹일 돈 5000만원이 다음 주에 임 대표님을 통해서 나간다”면서 “이 아까운 피 같은 돈이 그 X새들 주둥이로 들어가다니…”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이어 “아무튼 송사리 건으로 악순환을 탈 수 있는 그런 것들을 사전에 막기 위함”이라며 “중앙지검(서울중앙지검)에 이미 2000만원이 나가서 성남으로 돌린 거고, 성남에서 나를 시비 거는 걸 빼는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자신의 부하직원과 나눈 메시지. (출처: 뉴스타파)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자신의 부하직원과 나눈 메시지. (출처: 뉴스타파)

당시 양 회장은 또 다른 저작권법 위반 혐의 사건 등으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지 2년가량 지난 때였다. 이에 따라 공동취재팀은 양 회장에 대한 추가 혐의가 드러날 경우 구속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양 회장은 A사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았고, 위디스크 대표이사와 법인만 기소돼 벌금형 선고로 마무리됐다는 게 공동취재팀의 설명이다.

또 양 회장이 검경을 대상으로 기프트 카드나 웹하드 포인트를 제공한 의혹도 있다고 보도했다.

양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비롯한 직원 도·감청 의혹 등에 대해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해당 보도로 제기된 로비 의혹에 대해서 살펴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엽기행각과 폭행 등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사회적 공분을 산 양 회장은 정보통신망법과 성폭력차별법 위반, 상습폭행, 강요 등 혐의로 지난 5일 재판에 넘겨졌다.

검경은 이번 사건으로 실체가 드러난 ‘웹하드 카르텔’에 대해 보완 수사 중이고, 이를 끝내는 대로 추가 기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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