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세계인권선언 70주년 기념일인 1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 열린 2018 인권의 날 기념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세계인권선언 70주년 기념일인 1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 열린 2018 인권의 날 기념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세계인권선언 70주년 기념식… “평화 통해 인권이 보장”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정부도 사회적 약자를 포함해 모든 사람이 동등한 권리를 누리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포용적인 사회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성공대 대성당에서 열린 세계인권선언 70주년 기념 ‘2018 인권의 날 기념식’에서 “인권은 다름을 차별이 아니라 존중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어우러져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며 “인권을 무시할 때 야만의 역사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역사의 교훈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인권의 역사도 자유와 평등을 향한 치열한 투쟁의 여정이었다”면서 “인간답게 살 권리를 갖기 위해 평범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열망이 모였다. 종교계, 법조계, 시민사회도 힘을 보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모인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 곳곳엔 영광스런 투쟁의 흔적이 남아 있다”며 “한국 전쟁 당시 종교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사제들과 수녀들의 순교가 이어졌다. 성당 안쪽 뜰에 순교자를 위한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군사정권의 불법적인 구금과 고문에 항거했던 민주항쟁의 진원지도 이곳이었다”며 “1987년 6월 10일 오후 6시 민주주의를 알리는 종소리가 나지막이 성당을 채웠고 그렇게 시작된 민주항쟁은 전국으로 들불처럼 퍼져나갔다. 마침내 군사독재의 시대를 끝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2년 전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을 때 회복시킨 촛불의 물결도 예외 없이 이곳에서 타올랐다”며 “오직 국민의 힘으로 대한민국 인권의 역사는 시작됐다. 지금 그 역사는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에 아로새겨졌고 독립기구인 국가인권위원회의 탄생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차별과 혐오가 우리 사회를 갈라놓고 있다. 최영애 위원장님과 국가인권위원회가 앞장 서서 이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우리 자신이 소중한 만큼 타인의 권리도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식민지배와 독재, 전쟁을 겪은 국가 중 대한민국 정도의 인권 수준을 가진 국가는 거의 없다”며 “여기 계신 인권활동가 한 분 한 분의 진정 어린 노력의 결실이라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가야 할 길이 아직 멀다. 한반도의 전쟁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고 평화가 정착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인권선언의 첫 초안을 작성한 존 험프리는 ‘전쟁의 위협이 없어지지 않는 한 인간의 자유와 존엄을 지킬 수 없다’고 했다. 지금 세계인권선언 서문도 ‘인류의 존엄성과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 세계의 자유, 정의, 평화의 기초’라고 천명하고 있다”며 “평화를 통해 인권이 보장되고, 인권을 통해 평화가 확보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서 냉전의 잔재를 해체하고 항구적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은 우리 민족 모두의 인권과 사람다운 삶을 위한 것”이라며 “이는 곧 한반도와 동북아, 더 나아가 전 세계의 자유와 정의, 평화의 기초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인권과 민주주의, 평화와 번영이 함께 실현되길 기대한다. 우리의 노력은 전 세계에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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