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을 맞아 서울시내를 운행하는 꽃전차 (제공: 서울역사박물관)
광복절을 맞아 서울시내를 운행하는 꽃전차 (제공: 서울역사박물관)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70년간 서울 시민의 발이었던 노면전차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자료집이 발간됐다.

서울역사편찬은 1968년 11월 29일 자정을 기해 운행을 종료한 서울 노면전차를 추억하는 서울역사구술자료집 제9권 ‘땡땡땡! 전차여 안녕!’을 발간했다고 10일 밝혔다.

‘땡땡땡! 전차여 안녕!’에서는 서울 시민들의 추억 속에 남아 있는 노면전차가 운행을 종료하게 된 과정과 1960~1970년대 서울 교통의 변화를 당시 현장에 참여했던 관계자들의 구술로 흥미롭게 풀어냈다.

구술자료집에는 한국전력과 서울시 간에 진행된 전차사업 인수협상에 참여한 김의재와 임경선, 전차 정비 업무를 주관했던 김정수, 당시 서울시의 교통 관련 업무를 맡았던 박형석, 윤두영, 김인식, 김승겸 및 당대에 기자로 활동했던 이근수, 조광현 등 9명이 참여해 1950~1960년대 서울의 교통 환경 변화와 전차의 마지막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

구술자들의 담담한 목소리를 통해 약 70여 년 동안 서울시민의 발로서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던 노면전차가 자동차 교통의 발달 속에 그 역할을 다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하게 된 과정을 그려냈다.

김의재와 임경선은 한국전력과 서울시의 전차사업 인수 협상 당시 각각 양 측으로부터 협상 실무를 맡은 이들로, 전차사업의 감정가액을 놓고 두 기관 사이에서 나타난 입장 차이, 서울시에서 전차종업원들의 신분을 보장해서 이관 받는 문제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의재의 경우 한국전력의 실무자로서 전차사업 인수인계 때 서울시로 전직하여, 행정부시장에까지 오른 인물이다. 당시 전차 운영 업무를 맡았던 김의재는 전차운전수들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매우 리더십이 강하고 품위 있는 사람들로 회고했다.

또한 경성전기주식회사 시절에 입사하여 서울시 전차사업소 공작창장까지 역임했던 김정수는 밑바닥에서부터 전차 정비업무를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부터 전차와 철도의 차이, 전차에 들어가는 세세한 부품에 이르기까지 매우 풍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특히 그는 당시 전차에 관한 용어들이 모두 일본어로 돼 있었다고 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영어로 된 용어를 새로 익히느라 많은 노력을 했다고 술회했다.

이 외에도 당시 서울시 예산담당관이었던 박형석은 전차사업을 폐지할 당시 전차 노조에서 사업 폐지 이후 생계 때문에 저항이 거셌다고 하면서 당시 종업원들의 생계를 마련하기 위해 애쓴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땡땡땡! 전차여 안녕!’은 시민청 지하 1층에 있는 ‘서울책방’에서 1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이상배 서울역사편찬원장은 “이 책의 발간은 광복 이후 서울 교통 변화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라며 “서울시민들이 급변하는 현대 서울의 역사상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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