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현재의 경의선(京義線)은 서울특별시 용산구, 중구 한강대로 405 서울역과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노상리 도라산역을 잇는 한국철도공사의 간선철도 노선이다. 원래는 서울역과 신의주역을 연결한 간선철도 노선이었으나, 한반도 분단 이후 서울역에서 군사분계선 이남 도라산역까지 경의선으로 불리게 됐다. 현재 서울역부터 문산역까지 수도권 전철, 문산역부터 도라산역까지는 일반열차가 운행하고 있다. 

경의선은 1902년 기공됐으며, 1896년 프랑스 피브릴(Fives Lile)사가 처음으로 부설권을 얻었으나 자금 조달이 어려워 부설권을 상실했다. 1899년 대한철도회사가 다시 특허를 얻었다가 또 다시 실패하자 1900년 정부 기관인 내장원(內藏院)에 서부철도국을 두고 서울~개성 구간 선로 측량을 시작했다. 그 뒤 1904년 러일전쟁이 일어나자 일본은 서울~신의주 구간 군용 철도를 부설하기 위해 임시군용철도감부를 설치했다. 일본은 이를 대륙 침략 노선으로 이용하기 위해 공사를 서둘렀다. 1904년 3월 용산~개성 구간의 노반공사에 착수, 1905년 평양-신의주 구간이 완공돼 용산~신의주 구간에 직통운전이 시작됐으며, 1906년 청천강·대동강 철교가 준공되면서 전구간이 개통됐다. 

1908년 신의주-부산 사이(경부철도)에 한국 최초의 급행열차인 융희호(隆熙號)가 운행되기 시작했다. 그 후 1911년 압록강 철교가 완공돼 중국의 만주를 거쳐 유럽까지 이어지는 국제 철도 노선의 일부가 되기도 했다. 1920년대에 서울역을 기점으로 하여, 신촌을 지나 가좌동에서 합류하는 신선이 개통됐다. 1943년에는 평양-신의주 구간이 복선화됐다. 광복 후 남북 분단이 됐지만 열차는 계속 운행해 오다가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문산-개성 운행이 중단되고 이때부터 남북 간 철도는 끊기게 된다. 

1950년 6월 25일에 발발한 6.25전쟁으로 인해 문산~개성 간 운행이 중단됐으며, 휴전협정 후 대한민국에서는 서울역~문산역까지만을 관할하게 됐다. 2003년 12월 31일 대한민국의 경의선 복원 공사로 도라산역까지 이어지게 됐다. 이후 경의선이라는 이름은 대한민국에서 서울~도라산 간 철도 노선을 일컫는 말로만 쓰게 됐고, 북한은 경의선의 도라산~신의주 구간을 2개로 나누어 평부선, 평의선으로 각각 부르고 있다. 

경의선 복원 공사 완료로 도라산역을 기점으로 손하역, 판문역, 봉동역 등 3개역이 신설됐다. 2006년 경의선과 동해북부선의 시험 운행이 계획됐으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반대로 취소됐다. 이후 재협상을 거쳐 2007년 5월 17일 시험 운행이 이루어졌다. 2007년 12월 11일부터 남측의 문산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판문역을 잇는 개성공단 전용 화물열차가 정기 운행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의 잇따른 대남 공세와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 이후로 남북 관계가 악화되면서 2008년 11월 28일 북한의 일방적인 통보로 운행이 중단됐다.

향후 문산~도라산 구간 9.7㎞를 전철화하는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며, 우선 문산~임진강 구간 6㎞가 2018년 9월 21일 착공, 2019년 개통될 예정이다. 그리고 판문점선언 이후 동해선과 함께 현대화 사업이 추진돼 남북철도를 연결할 계획이다. 경의선을 개량해 수도권 전철을 운행하도록 하는 사업은 1989년 일산신도시 개발 계획과 함께 교통대책 일환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그해 12월 2기 지하철, 일산선 계획이 확정되면서 경의선 전철화 계획은 무기한 연기되고 일산 지역 교통 대책으로 일산선만 건설됐다. 이후 공사 계획은 여러 차례 지연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1999년 착공돼 2006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했다. 

그러나 일산신도시 지역에서 지하화를 요구하면서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고, 2005년 지상화로 합의해 사업이 재개됐다. 2009년 7월 1일 디지털미디어시티~문산 구간이 개통됐고, 전 구간이 복선화됐다. 특히 남북통일 이후 물동량 급증을 대비해 복복선화가 가능하도록 노반이 2배로 넓게 설계됐다. 또한 수도권 전철 경의선 개통과 함께 강매역이 폐역됐으나, 2014년 10월 25일에 재개통됐다. 참고로 초기에는 서울~문산 구간을 수도권 전철 구간으로 지정했으나 이후 구 용산선 구간으로 변경됐고 기존 구간 중 서울~가좌 구간은 폐지할지, 유지할지 논의하다가 서울역 수요를 감안해 지선(支線) 형태로 운영하게 됐다.

경의선 남북철도 조사에 이어 곧 동해선 북한 구간을 조사하는 역사적인 사업이 개시됐다. 북한의 철도를 복원하는 일은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가는 낭비적인 일로 보는 이들도 있지만, 민족사의 동맥을 다시 잇는 대역사로 보는 관점이 필요할 것이다. 한국의 국민들이 경의선과 동해선 열차를 타고 북한을 달려 대륙으로 갈 수 있다면 그것도 작은 통일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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