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기민당(CDU) 새 당대표로 7일(현지시간) '미니 메르켈'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워 기민당 사무총장이 선출됐다. 사진은 카렌바워(왼쪽)가 전당대회에서 손을 흔드는 모습. (출처: 뉴시스)
독일 기민당(CDU) 새 당대표로 7일(현지시간) '미니 메르켈'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워 기민당 사무총장이 선출됐다. 사진은 카렌바워(왼쪽)가 전당대회에서 손을 흔드는 모습. (출처: 뉴시스) 

결선에서 근소한 차이로 이겨

‘反메르켈’ 男·보수 반란 무위로

기민당 ‘보수품기’ 과제

[천지일보=이솜 기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밀려났던 남성들과 보수세력이 힘을 모았으나 메르켈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열린 집권 기독민주당의 당 대표 선거에서 반(反)메르켈 진영을 대표하는 프리드리히 메르츠(63) 전 원내대표가 결선투표까지 올랐으나 메르켈 총리의 측근인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56)에게 근소한 차이로 무릎을 꿇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크람프-카렌바우어 517표, 메르츠는 482표로 차이는 35표에 불과했다.

이번 선거는 메르켈 총리의 권력이 약화하자 반메르켈 진영이 집결하면서 친(親)메르켈 진영과의 대결이 됐다.

지난 10월 말 헤센 주 지방선거에서 기민당의 부진이 예고되자 기민당 내 남성 중심의 보수세력은 2009년 이후 정치권을 떠나 야인으로 있던 메르츠를 추대했다.

메르츠는 2000년~2002년 기민당 원내대표를 지냈으나 메르켈 총리와의 주도권 다툼에서 밀려나면서 2009년 정계를 떠났다.

이번 선거는 메르켈 총리의 ‘권력 내려놓기’ 승부수가 통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4년째 독일을 이끌어온 메르켈 총리는 헤센 주 선거 직후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차기 총리도 불출마하기로 하면서 동정여론을 얻었다.

사실상 크람프-카렌바우어가 이 같은 여론을 등에 업고 선거에서 이긴 셈이다. 일간 타게스차이퉁은 이번 선거를 ‘메르켈의 마지막 승리’라고 표현했다.

크람프-카렌바우어 대표는 자를란트주 총리를 지냈고, 올해 메르켈 총리에 의해 당 사무총장으로 발탁됐다. 그는 ‘미니 메르켈’로 불리며 사실상 메르켈 총리의 후계자로 주목을 받아왔다.

메르켈 총리의 마지막 결단으로 한숨을 돌렸으나, 기민당의 앞날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표 선거 결과에서 보듯 당내 보수 여론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메르켈 총리와 크람프-카렌바우어 대표 체제가 ‘독일을 위한 대안(AfD)’ 등 극우세력의 확장을 막아내고 정치안정을 이뤄낼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유럽의 정세까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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