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강원 강릉시 운산동의 서울행 KTX 열차 탈선 현장에서 코레일, 소방 등 관계자들이 사고 열차를 수습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8일 오후 강원 강릉시 운산동의 서울행 KTX 열차 탈선 현장에서 코레일, 소방 등 관계자들이 사고 열차를 수습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광명역 이후 첫 탈선 사고

대형 인명피해 우려도 나와

[천지일보=김성규 기자] 8일 강원도 강릉에서 발생한 KTX 탈선 사고가 KTX 강릉선 개통 이래 사실상 첫 중대 사고로 기록될 전망이다. 열차 탈선사고의 원인을 두고서는 ‘한파’ ‘선로 전환장치 이상’ 등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사고가 난 KTX 강릉선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위해 개통 후 처음이다. 최근 오송역 단전사고가 승객 수만명에게 큰 불편을 줬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고속열차의 탈선은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사안의 심각성이 크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5분께 강원 강릉시 운산동 일대 강릉선 철도에서 서울행 806호 KTX 열차 10량 전체가 선로를 벗어났다. 이 열차에는 모두 198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행히 구조가 필요한 긴급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으나 14명이 타박상 등 상처를 입어 소방당국의 도움으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은 원주~강릉 120.7㎞ 구간에 고속철로를 신설하고 서울에서 원주까지 기존 선로를 개량하는 공사를 마무리하고 지난해 12월 22일 강릉선 KTX를 개통했다. 강릉선 KTX가 개통되면서 서울역에서 강릉까지 KTX를 타고 100분에 오가는 시대를 열었다.

코레일은 강릉선 KTX가 지난 2~3월 올림픽 기간 4135회를 운행하며 약 106만명의 관람객을 단 한 건의 사고 없이 수송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통 1주년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탈선 사고가 발생했다.

KTX 열차 탈선사고는 2011년 2월 11일 광명역 인근 일직터널에서 한 차례 발생했다. 부산역을 떠나 광명역으로 향하던 KTX 열차가 일직터널에서 탈선했다. 당시 사고는 선로전환기 너트가 빠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후 조사에서 밝혀졌다.

오영식 코레일 사장은 강릉선 KTX 열차 탈선 원인과 관련해 “기온 급강하에 따른 선로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오 사장은 이날 강릉시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아무래도 기온이 급강하해 선로 상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까 추정한다”면서 “지금으로서는 정확한 사고원인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가 이뤄져야 정확한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오 사장은 선로변환 장치에 문제가 생겨서 발생했다는 추측과 관련해선 “정밀 사고 분석이 이뤄진 뒤에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차량보다는 선로에 문제가 있었을 것에 무게를 뒀다.

오 사장에 따르면 현재까지 기관사 또는 승무원으로부터 확인된 진술은 없다. 정확한 피해 규모도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그는 인명피해가 적었던 요인에 대해선 “예전과 달리 객차끼리 구조적으로 연결해놨기 때문에 큰 피해가 없었다”며 구조설계 측면에서 안정성이 높았다고 밝혔다.

열차 운행 정상화는 오는 10일 오전 2시까지 복구를 마친 뒤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KTX 강릉선 탈선 사고 등 생활과 밀접한 기반시설 안전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정부는 관계기관 회의를 열어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오는 13일 김부겸 장관 주재로 15개 중앙부처와 17개 시·도 부단체장이 참여한 가운데 회의를 개최한다. 회의에선 국민 생활과 밀접한 시설의 안전관리에 대한 대책이 논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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