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투신 사망한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했을 당시의 모습. (출처: 뉴시스) 2018.12.03
7일 투신 사망한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했을 당시의 모습. (출처: 뉴시스) 2018.12.03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세월호 참사 당시 유가족 등 민간인 사찰을 지시한 혐의를 받다 지난 7일 투신해 숨진 이재수(60) 전(前) 국군기무사령관의 유서가 공개됐다.

이 전 사령관 변호인은 8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 앞에서 취재진들을 만나 이 전 사령관 유서 내용을 공개했다.

이 전 사령관은 유서에서 “세월호 사고 시 기무사와 기무부대원들은 정말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했다”며 “5년이 다 돼가는 지금 그때 일을 사찰로 단죄한다니 정말 안타깝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어 “지금까지 살아오며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살았지만, 전역 이후 복잡한 정치 상황과 얽혀 제대로 되는 일을 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며 “지금 모처럼 여러 비즈니스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즈음에 이런 일이 발생해 여러 사람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또 이 전 사령관은 “영장심사를 담당해 준 판사님께 경의를 표하며, 이번 일로 어려운 지경에 빠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면서 “검찰 측에도 미안하며 내가 모든 것을 안고 가는 것으로 하고 모두에게 관대한 처분을 바란다. 군 검찰 및 재판부에 간곡하게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족, 친지, 그리고 나를 그동안 성원해 준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며 용서를 구한다. 군을 사랑했던 선후배 동료들께 누를 끼쳐 죄송하고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면서 “사랑하는 가족들도 더욱 힘내서 열심히 살아가길 바란다. 60평생 잘 살다 간다”고 덧붙였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이 전 사령관은 이날 오후 2시 48분께 자신의 지인 사무실이 있는 서울 송파구 문정동 소재 오피스텔 건물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시신은 경찰병원으로 옮겨졌다. 당시 현장에서는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사령관 등은 지난 2014년 4월부터 7월까지 기무사 대원들에게 세월호 유가족의 정치성향 등 동향과 개인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사찰하게 했다. 또한 경찰청 정보국으로부터 진보단체 집회 계획을 수집하게 하고 이를 재향군인회에 전달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지난달 27일 이 전 사령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어 이틀 뒤인 29일 이 전 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이달 3일 이를 기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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