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속으로] 웸블리 스타디움의 음악 공연과 축구
[스포츠 속으로] 웸블리 스타디움의 음악 공연과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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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최근 뜨거운 화제를 몰고 온 전설적인 록밴드 퀸의 리드싱어 프레디 머큐리의 생전 모습을 그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봤다. 영화를 보면서 마지막 20분, 지난 1985년 7월 13일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라이브 에이드(Live Aid)’의 감동적인 장면에 울컥했다. 퀸과 그들의 음악을 좋아했던 예전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스스로 ‘부적응자들을 위한 음악을 만드는 부적응자’라고 칭했던 프레디 머큐리를 비롯한 퀸은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를 음악에 담아 노래를 불러 지금의 50~60세대에게 큰 인기를 누렸다. 아프리카 탄자니아 인근의 변방출신으로 인도계 소수민족의 태생적 한계를 지닌 그의 음악과 삶은 파격과 도전의 연속이었다. 프레디 머큐리는 ‘사람을 쏘아 죽였어요’라는 내용의 보헤미안 랩소디를 비롯해 싱어송 라이터로 활동하며 남보다 4옥타브 높게 올라가는 화려한 음색과 폭발적인 무대 매너와 의상 등으로 늘 화제를 불러왔다.  

그가 전설적인 스타로 팬들의 기억 속에 남은 것은 바로 1985년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이었다. 8만 수용 능력으로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휑한 웸블리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레슬링 선수 유니폼같은 하얀색 상의에 맵시 넘친 청바지를 입은 채 열창을 하는 프레디 머큐리를 따라 ‘위 윌 락 유(We will rock you)’를 ‘떼창’으로 불렀다. 지금처럼 무대 장치와 조명도 화려하지 않은 상황에서 프레디 머큐리와 8만여 관중들은 하나로 공감해 멋진 화음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지금도 축구장을 비롯해 많은 경기장에서 열창하는 ‘위 아 더 챔피언스(We are the champions)’도 영화에서 당시와 똑같이 재연됐다. 아프리카 자선공연으로 기획된 이 콘서트는 퀸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목표했던 기금을 가뿐히 넘기며 역사적 으로 가장 성공한 공연으로 평가받았다. 동성애자였던 프레디 머큐리는 1991년 에이즈로 45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최근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크게 히트를 치고 있는 영화를 통해 다시 그의 노래와 삶이 재조명받게 됐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을 장식한 웸블리 스타디움 모습을 보면서 음악과 축구와 연관이 깊은 스타디움의 역사가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웸블리 스타디움에서는 퀸을 비롯해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와 세계적인 대중 예술인들이 많은 공연을 했다. 런던 북서 교외지역에 있는 웸블리 스타디움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 누 다음으로 큰 경기장이다. 지붕으로 가려진 경기장으로 좌석 수로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현재의 웸블리 스타디움은 지난 2007년 재건축됐다. 하지만 잉글랜드 축구협회가 소유권을 갖고 있는 웸블리 스타디움은 프레디 머큐리 영화 속에서 봤던 재건축 이전의 옛 모습이 오히려 정겹게 느껴졌다.

옛 웸블리 스타디움은 한국의 축구팬들에게도 오래된 추억으로 남아있다. 영국이 축구의 본고장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축구의 고향’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결승 잉글랜드와 서독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세계 축구역사상 가장 뒷말을 남겼던 허스트의 결승골(크로스바를 맞고 골라인을 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되며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마라도나의 ‘신의 손’과 함께 역대 최악의 오심)로 잉글랜드가 4-2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차지, 축구 종주국의 체면을 지켰다. 또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는 북한이 아시아 대표로 출전해 조예선서 이탈리아를 1-0으로 꺾고 8강에 진출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북한은 ‘동양의 진주’로 불렸던 박두익을 앞세워 8강전에서 포르투갈과 맞섰는데 먼저 3골을 넣고 ‘검은 표범’ 에우제비우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3-5로 패배해 아쉬움을 샀다.    

현대사회에서 경기장은 도시민들에게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고대 로마시대의 콜로세움과 같이 현대 경기장은 도시에서 최대의 인공건축물로 상징성과 정체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한국에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과 같이 스포츠와 문화‧예술 행사로 많은 감동을 주며 대중들의 추억 속에 오랫동안 자리잡는 경기장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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