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 / 북한인권증진자문위원 

 

체코의 국가명을 잘못 발표해 국제적인 망신살과 함께, 기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내의 경제상황에 대한 질문에 답할 수 없다는 등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현 정부의 행태 속에, 김정은의 서울답방은 그의 결심에 달렸다는 한마디로 종일 편파방송을 지금껏 이어가는 언론방송들은 답방관련 뉴스들을 분초 단위로 쏟아내고 있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국내 경제문제에 이렇게 대응을 한다면 고달픈 민초들의 팍팍한 살림살이에도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텐데 말이다.

미국도 답방을 인정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무슨 내용인가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공식 정상회담이 아니었다는 발표 외에 별다른 언급이 없는데, 이는 결국 자기가 하고픈 일을 그것도 시큰둥하는 미국 대통령 앞에서 그 짧은 시간에 장황한 설명이었을 것이라 예상을 해보면,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과 함께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미 북 회담 일정 발표는,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로 남쪽의 행보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이 같은 미국의 태도와 며칠 뒤면 채택될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의 결과를 확인하고서 김정은은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물론 서울답방이 그리 쉽지는 않을 테지만 만약 김정은이 대한민국 서울에 오려고 결심을 한다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두 가지의 사안에 대해서는 확실한 입장을 밝혀야만 가능하지 않을까. 

차고 넘치는 국제적 규약, 국가적 도의가 존재하지만, 입만 열면 우리민족끼리와 인민들의 민생을 운운하고 있기에, 그래도 일말의 양심을 가졌다면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리를 말하는 것이기에 깊이 유념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 두 가지에 대한 언급이 없었음에도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일은 정신병자나 암약한 간첩이 아니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그 두 가지를 살펴보자.

우선, 자신의 선대가 저지른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전쟁에 대해 명확히 사죄해야 한다. 6.25전쟁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분단의 철조망이 존재해서가 아니라 그 참혹한 전쟁으로 말미암은 수많은 납치피해자, 국군포로, 그리고 이산의 아픔을 간직한 국민들이 있기에 그러하다. 전쟁이라는 참혹한 비극을 야기한 김씨 왕조의 당사자로 진심어린 사죄와 그에 따른 후속조치를 행해야 함은 마땅하다 할 것이다. 

두 번째, 유엔 전체 회원국이 15년 연속으로 제기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의 권고를 이행할 것을 천명해야 한다. 2천만 노예주민들의 인권유린 또한 현재진행형이다. 

대한민국의 품에 안긴 3만여 탈북인들이 존재해서가 아니라, 지금도 미래의 어머니가 돼야 할 여성들이 인신매매의 대상이 되어 성적 노리개로 유린되는 북한판 위안부가 있기에 그러하며, 이역만리 외화벌이를 위해 밤낮으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김씨 왕조에 바치는 충성자금 마련을 위해 북한판 징용자가 되고 있기에 그러하다. 김씨 왕조에 대한 사소한 한마디가 온가족을 철창속의 철창인 정치범수용소에서 죽을 때까지 고통당하는 짐승보다 못한 북한판 양심수들이 존재하기에 그러하다. 

이 같은 인권유린의 주범인 북한 김정은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의 권고를 지체 없이 이행할 것을 전 세계에 약속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자유와 번영의 땅, 이 신성한 대한민국에 결코 들어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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