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왼쪽)가 드루킹의 댓글 여론조작 행위를 공모한 혐의로 특검에 재소환된 9일 오후 ‘드루킹’ 김모씨(오른쪽)가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이날 허 특검팀은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드루킹’ 김모씨를 나란히 소환했고 대질신문을 통해 ‘킹크랩 시연회’의 진실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측 모두 대질신문에 동의한 만큼 저녁 시간 이후부터는 대면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천지일보 2018.8.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왼쪽)가 드루킹의 댓글 여론조작 행위를 공모한 혐의로 특검에 재소환된 9일 오후 ‘드루킹’ 김모씨(오른쪽)가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이날 허 특검팀은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드루킹’ 김모씨를 나란히 소환했고 대질신문을 통해 ‘킹크랩 시연회’의 진실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측 모두 대질신문에 동의한 만큼 저녁 시간 이후부터는 대면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천지일보 2018.8.9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드루킹 댓글여론조작 사건’에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51)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김모(49)씨와 다시 법정에서 마주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 지사가 댓글 자동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했는지에 대한 여부도 밝혀질 전망이다.

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김 지사의 컴퓨터 등 장애업무 방해 혐의 5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이날 드루킹의 증인 신문이 이뤄진다면 김 지사와 드루킹은 지난 8월 9일 허익범 특별검사팀(특검팀) 조사에서 대질 신문을 받은 뒤 120일 만에 다시 법정에서 대면하게 된다.

김 지사와 드루킹은 같은 혐의로 기소됐지만, 김 지사 측 요청에 따라 분리돼 재판을 받고 있었다.

이날 드루킹 증인 신문에서 중점적으로 이뤄질 부분은 킹크랩 시연회의 김 지사 참석 여부다. 참석 여부에 따라 김 지사가 댓글 조작 범행을 인지하고 나아가 지시까지 했는지가 결론 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검팀 조사 결과와 드루킹 일당 등의 진술에 따르면 김 지사는 2016년 11월 9일 드루킹 일당의 경기도 파주시 느릅나무출판사(산채)에 방문,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관련 브리핑을 들었다.

그러던 중 드루킹은 다른 경공모 회원들을 밖으로 내보낸 뒤 ‘둘리’ 우모(32)씨와 셋만 남아 16분가량 킹크랩 시연을 지켜본 후, 김 지사가 드루킹에게 고개를 끄덕이는 방법으로 댓글 조작 범행을 승인했다는 것이 드루킹 일당의 주장이다.

둘리는 김 지사의 지난 2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드루킹이 김 지사의 산채 방문에 맞춰 킹크랩 개발을 서두르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반면 김 지사 측은 계속해 시연회 참석을 부인할 전망이다. 김 지사는 산채에 방문한 사실은 있지만 킹크랩 시연회는 보지 못했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달 29일 첫 공판에 출석하면서도 시연회를 본 적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김 지사 측은 드루킹 진술에 대해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 측은 드루킹이 경찰과 검찰,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여러번 진술을 바꿨다며 발언에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실제 드루킹은 옥중편지에 “(시연회에 대해) 현재 구속돼 있는 여러 명이 목격했으므로 (김 지사는) 발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적었지만, 김 지사와 대질 신문에선 “독대했다”고 주장을 뒤집었다. 또 킹크랩 시연이 끝난 뒤 김 지사에게 현금 100만원이 든 봉투를 받았다고 했지만, 이후 그런 사실이 없다고 진술을 번복하기도 했다.

김 지사와 드루킹은 지난 8월 9일 특검팀 대질 신문을 통해 마주앉았다.

당시 대질 신문 과정에서 김 지사는 드루킹에 대해 일반적인 정치인과 지지자와의 관계였을 뿐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루킹은 김 지사가 댓글 조작 범행을 사실상 승인했고, 인사 청탁 과정에도 깊숙이 관여했다는 등의 주장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의 만남은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재판에서 둘이 마주하는 장면이 나온다면 처음 세상에 공개되는 것이다.

재판에선 김 지사가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드루킹에게 역제안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신문이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다.

드루킹은 2016년 12월 4일~2018년 3월 21일 킹크랩을 이용해 네이버·다음·네이트 등 포털 뉴스기사 8만 1623개에 달린 댓글141만 643건에 총 9971만 1788회의 공감·비공감을 부정 클릭, 포털사이트의 댓글 순위 산정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 중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과의 공모 혐의를 받는 부분은 2016년 12월 4일부터 2018년 2월 1일까지 기사 7만 6083개에 달린 댓글 118만 8866개를 대상으로 한 8840만 1214회의 공감·비공감 클릭 신호다. 아울러 드루킹에게 경공모 회원 ‘아보카’ 도모(61) 변호사의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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