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내 최대 지진피해 남긴 포항… 피해 당사자에게 맞는 법 적용돼야”
[인터뷰] “국내 최대 지진피해 남긴 포항… 피해 당사자에게 맞는 법 적용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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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포항=김가현 기자] 5일 경북 포항시 포항시청에서 만난 박상구 포항시 지진대책국 방재정책과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6
[천지일보 포항=김가현 기자] 5일 경북 포항시 포항시청에서 만난 박상구 포항시 지진대책국 방재정책과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6

지하, 저수조·구호물 갖춰
정부에 피해복구 법령 등 건의
시대에 맞는 지진대응책

[천지일보 포항=김가현 기자] “1년전 우리나라에서 규모 5.4로 발생한 포항지진과 관련해 정부는 당시 지진 피해 당사자에게 맞는 법이 적용될 수 있게 해야합니다.”

본지는 5일 포항지진 1년을 맞아 박상구 포항시 지진대책국 방재정책과장을 만나 그동안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포항시청에서 만난 그는 그간 관계 중앙부처와 상반된 온도차로 인해 겪었던 고충을 쏟아냈다. 포항지진 이후 지진대책국은 지진피해복구를 위해 관련 제도와 법령 신설·개정 등을 정부에 건의해왔다.

박상구 과장은 당시 정부 관계자들이 찾아와 정부는 건의안에 대해 말도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포항은 막대한 지진피해로 인해 수습과 복구가 산적해 있는데 정부는 소파·전파·반파 판정대로 지원금만 주면 마치 정부의 책무를 다한 것처럼 여기는 것 같다고 말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박상구 과장은 포항지진과 같은 지진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는 없다정부와 국회가 포항 사례를 토대로 현 시대에 맞는 지진 대응책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1년전 발생한 포항지진은 1978년 지진관측 이래 역대 2번째인 5.4규모로 당시 지진피해 추산액이 500억을 넘었다. 피해 이재민도 수천명에 달했다면서 특별재난지역 요청은 피해액 90억원이 넘으면 가능한데 포항지진은 그보다 5배가 넘는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우리나라 지진피해지침에서 소파란, 반파란, 전파란항목은 단 6줄의 짧은 내용이 전부였다. 박 과장은 포항시 공무원들이 이런 지진피해지침 안에서 피해조사를 진행했고 각종 민원에 부딪히며 고군분투를 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경우 지진피해지침이 꼼꼼하다. 지붕과 기둥 등을 부분별로 세밀하게 나누고 지진이 일어날 때마다 수정을 거듭해 만든 지진피해지침이다. 또 정해진 교육을 이수한 공무원, 교사, 일반인 등의 피해조사 인증사가 지진피해지침에 따라 판정을 하면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고 말했다. 이에 포항시는 내년부터 일본, 대만 등과 방재교류를 추진해 지진 피해조사와 복구 관련 전문가를 육성할 계획이다. 그는 또 일본의 지진대응정책 사례에서 국내도입이 적합한 방재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면서 일본 고베시에는 진앙지 중심으로 건립된 야구장 수십 배 크기의 종합방재공원은 복합재난대응 장소로써 비상시를 대비해 구호물자와 장비가 비축돼 있다. 평상시에는 지진대비 훈련·교육은 기본, 공원과 체육시설로 쓰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방재공원을 직접 시찰했다는 박과장은 체육시설 밑으로는 저수조가 조성돼 있어 비상시 이동과 대피가 가능하게 했고 운동장 스텐드 아래 있는 비축창고에는 식량 담요 텐트 발전기 간이침대 이동화장실 등이 끝도 보이지 않게 쌓여있었다고 설명했다.

포항시 재난 대피시설 ‘다목적체육관’ 조감도. (제공: 포항시) ⓒ천지일보 2018.12.6
포항시 재난 대피시설 ‘다목적체육관’ 조감도. (제공: 포항시) ⓒ천지일보 2018.12.6

또 그는 정부의 지진관련 정책은 여러모로 지진피해 지역과는 엇박자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항지진 1년을 앞두고 행정안전부(행안부)가 발표한 주택복구지원금 상향 기준안에 따르면 주택복구 지원금이 전파의 경우 기존 900만원1300만원, 반파의 경우 450만원650만원으로 인상됐다. 소파는 풍수해보험 판정 기준 등을 고려해 적용 기준을 마련했다. 그러나 포항지진 피해 당사자들은 주택복구 지원금을 받지 못한다. 정부가 지원금 상향기준을 포항지진 이후부터 발생하는 지진 피해자에게 해당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지진 정책은 이것만이 아니다. 지난 917일 국민안전처는 국민안전체험관 대상지’ 14곳을 추가로 선정하면서 지진피해 지역인 경주와 포항을 제외시켜 논란이 됐다. 안전체험관은 전국에 기존 155개가 있지만 대구·경북에는 지진을 체험할 수 있는 최신 안전체험관이 없다.

마지막으로 박 과장은 국가가 재난 관련 법을 만들 때 피해 당사자에게 맞는 법을 만들어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구 포항시 지진대책국 방재정책과장의 인터뷰를 지켜보던 허성두 지진정책국장은 옆에서 지금 최우선 과제는 피해가 가장 컸던 흥해읍 이재민들의 주거 안정에 힘을 쏟는 것이라며 전세 임대나 임시주택에서 거주하고 있는 피해주민들을 위해 이른 시일 내에 주민들이 원하는 의견을 취합하고 피해주택의 보상이냐 재건축이냐에 따라 여러 가지 고민을 해결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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