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구진 "원유유출 사고때 나온 기름일 가능성 높아"

(서울=연합뉴스) 지난 4월 석유 시추시설 `딥 워터 호라이즌'의 폭발 및 화재로 유출된 원유의 상당 부분이 사고해역인 멕시코만 해저에 남아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일대 해저에서 토양 샘플을 채취하며 조사를 진행한 서던미시시피대학 해양과학자 케빈 예이거 교수가 원유유출 사고가 발생한 마콘도 유정 인근의 해저 반경 140마일에서 샘플을 채집한 결과 기름이 발견됐다고 유에스에이투데이가 24일 보도했다.

지난주까지 연구선 `케이프 하테라스'에서 연구를 진행한 예이거 교수는 "분명히 해저에는 현재 많은 양의 기름이 존재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러한 사실을 보여주는 상당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해저 샘플에서 발견된 기름이 유출 원유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분석작업을 벌여야 한다면서도 발견된 기름의 엄청난 규모나 사고 유정과의 가까운 거리 등을 고려할 때 사고 당시 유출된 원유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지원으로 이 일대에서 연구를 진행중인 또 다른 연구선도 최근 해저에서 채취한 표본과 게의 알에서 기름과 화학 분산제가 나온 것이나 사고 유정에서 산소가 고갈된 물기둥이 치솟고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원유유출 지점 부근 해저에 대량 살포한 분산제와 해저 미생물들이 기름을 분해하는 작업을 도와 유출된 기름이 대부분 사라졌으며 해저에서 기름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지난주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사고현장 인근 해저에서 처음으로 기름을 발견한 과학자 중 한명인 사만다 조이 조지아대 해양생물학 교수는 샘플 채취용 기계를 조종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급하게 조종할 경우 기계가 해저에 다가가면서 밑바닥에 얇게 깔려있는 기름을 흐트러뜨려 샘플에서 기름이 채취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한 텍사스 A&M 대학 연구원 클리프 너널리는 문제의 유정에서 북쪽으로 6마일 떨어진 지점에서 채취한 샘플에서도 기름이 발견됐다며 "해저에는 분명히 기름이 있으며 이제 우리는 어떻게 그 모든 샘플들을 채취하고 그것이 해양생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이거도 다음 단계는 유출된 기름이 플랑크톤, 지렁이 등 해저 생태계에 어떤 장기적인 영향을 줄지와 그것이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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