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 제철 과일인 감귤 값이 지난해보다 20~40% 가량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한 농민이 귤을 수확하는 모습이다. (사진제공: 제주 서귀포 월평 화훼마을)

감귤 가격 전년 대비 20~40%↑··· 해거리·이상기후 원인

[천지일보=장윤정 기자] 이상기후 등으로 올 초부터 이어진 과일 값 상승이 겨울 과일에 까지 미칠 전망이다. 특히 겨울 제철 과일인 감귤 가격이 예년보다 20~40% 가량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제주도 감귤정책과 표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감귤 생산량은 지난해에 비해 23% 가량 줄어든 50만 4000톤(t)으로 예상된다. 또 직전 흉년인 지난 2008년의 생산량 52만 3500t에도 못 미친다.

이런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제주도 감귤출하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현재 도지(여름과 가을 사이) 상품용 감귤 누계 출하량은 7040t으로 지난해(2만 617t)의 3분의 1 수준이다. 지난 21일 10kg당 평균 도매가격도 1만 6700원으로 지난해(1만 300원)의 1.5배를 웃돈다.

이 같은 감귤 값 상승과 생산량 감소는 해거리 현상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 해거리 현상은 한 해에 열매가 많이 열리면 다음해에는 거의 열리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즉 나무가 지난해 많은 과일을 맺으면서 토양의 양분을 과도하게 소비한 만큼 올해는 꽃눈의 분화와 꽃의 소질이 저하됐다는 뜻이다.

봄철 이상기후와 여름을 강타한 폭우 등도 감귤 값 상승에 또 다른 요인이다. 개화기 저온현상으로 착화량(나무에 꽃이 피는 양)이 지난해보다 5%가량 감소했고 잦은 강우로 착과량(과일나무에 열매가 열리는 양)도 크게 줄어들었다.

하우스 감귤 생산량도 과일 값 ‘상승 물결’을 비켜가지 못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11월 농업관측 자료에 따르면 9월 하우스 감귤(3kg) 도매가격은 2만 2000원으로 전년 대비 27% 높으며 10월에는 1만 3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오른 가격이다.

조용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감귤담당 연구원은 “감귤 생산량이 하락한 이유는 해거리 현상이 가장 큰 요인이며 냉해현상과 고온현상 등 계절마다 이어진 이상기후의 영향도 많이 받은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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