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가 5일 오후 제주도청 브리핑룸에서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조건부 개설 허가 방침을 밝히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원희룡 제주지사가 5일 오후 제주도청 브리핑룸에서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조건부 개설 허가 방침을 밝히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제주도가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설을 조건부로 5일 허가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내국인 진료는 금지하고,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의료관광객만을 대상으로 하는 조건부 개설 허가를 했다”며 “진료과목은 성형외과, 피부과, 내과, 가정의학과 등 4개 과로 한정했으며, 국민건강보험법과 의료급여법도 적용되지 않으므로 건강보험 등 국내 공공의료체계에는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의 결정을 전부 수용하지 못해 죄송하다. 제주의 미래를 위해 고심 끝에 내린 불가피한 선택임을 양해해 달라”며 “공론조사위원회의 ‘불허 권고’ 취지를 적극적으로 헤아려 '의료 공공성 약화'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제주도는 녹지국제병원 운영 상황을 철저히 관리·감독할 예정이다. 조건부 개설 허가 취지와 목적을 위반하면 허가 취소 등 강력한 처분을 할 방침이라는 게 제주도의 설명이다.

도는 “외국의료기관과 관련해 그동안 우려가 제기돼 온 공공의료체계의 근간을 최대한 유지하고 보존하기 위해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결정에 제주지역 내 30개의 단체·정당으로 구성된 의료영리화저지와 의료공공성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운동본부)가 같은날 제주도청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도민을 배신하고 영리병원 선택한 원희룡 지사는 즉각 퇴진하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영리병원을 반대하는 도민들은 강도 높은 투쟁을 추진해 영리병원을 불허할 때까지 제한 없는 투쟁을 벌어나갈 것”이라고 선전포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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