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지난 3일,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당 최고위원회의와 기자회견을 열어 당대표로서 100일째를 맞은 소회를 밝혔는바 결론은 ‘무한한 책임감’으로 ‘정권 재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당대표가 되기 전부터 강한 지도력을 특기로 하는 그는 여당과 정부가 하나가 돼 20년 이상 집권하자는 발언을 쏟아냈지만 3일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의 발언도 같은 맥락이다.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는 것이며, 2020년 총선에서 승리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견인하고 다가오는 대선에서도 이겨 정권 재창출을 이뤄내겠다고 하는 당찬 포부다.  

문재인 정부 출범직전부터 여권 내 막강파워를 보여왔던 이 대표가 당대표로 취임하고 나서 100일간의 행보를 뒤돌아볼 때에 당초 그가 약속했던 야당과의 협치나 강한 리더십을 앞세운 정국 주도는 이뤄지지 않았다. 우리 국가·사회에서 넘쳐나고 있는 지역 간, 세대 간, 이념 간 갈등을 치유하는 데 노력해 국민화합에 앞장서는 한편, 정치가 민생을 위해 더 발전될 수 있도록 하는 대의(大義)적인 면모는 보이지 않았고, 여당의 기득권 아래서 안주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는 “적어도 주 1회 이상의 당·정·청 소통을 통해 국정 현안을 공유하고, 공동 대책을 마련해서 정책 집행의 효율성과 일관성을 높였다”고 자평한바 이는 이낙연 국무총리,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등을 만나 소통했음을 언급한 것이다. 또 경제분야에서 여권 협력과 소통의 성과로 부동산 시장의 조기 안정을 이뤘고,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카드 수수료 인하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언급해, 이 대표가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국정현안이 야당에 의해 비판받고, 경제가 만신창이라는 국민들의 평가와는 사뭇 다르다.  

이해찬 대표가 최근에 민주당 지지율 하락현상에 대해서 “(민주당에 대한) 그간 여론조사가 너무 고공이었던 탓”으로 돌렸는바, 다르게 해석한다면 여당의 한 일에 비해 국민이 높게 평가해주었다는 말이 된다. 그렇다면 이 대표는 국민의 과분한 응원을 받았으나 정부여당의 실정으로 민심이 이반되는 현상을 안일하게 받아들일 게 아니라 정치, 경제 등 국정 전 분야에 적극 발 벗고 나서는 실제적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 국민은 여당대표로부터 ‘무한한 책임감’이니 ‘정권 재창출’ 등 붕 뜬 이야기보다도 민생을 위한 낱낱의 작은 실천을 더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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