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찬 회동에서 악수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찬 회동에서 악수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북미 비핵화 협상이 부진한 데 중국의 영향이 있다며 ‘중국 배후설’을 주장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돌연 ‘미중 공조’를 강조하며 북한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과 미중 정상회담이 계기가 됐다.

이는 지난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것과 맞물려 북한 핵문제를 놓고 중국과의 관계를 다시 설정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시 주석과 아르헨티나 정상회담으로 미중관계가 크게 도약했다면서 “우리는 무역과 그 너머에까지 두 나라 사이에 거대하고 매우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유일한 두 사람이다. 북한(문제)의 해결은 중국과 모두에게 위대한 일!”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중 정상회담이 끝난 후 귀국길에 오른 1일 밤 전용기 에어포스원 안에서도 시 주석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자신과 100% 협력하기로 했다며 “이는 대단한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이 미중 공조를 강조하는 데는 향후 비핵화 논의 과정에서 제재 완화의 속도와 조건 등에 대한 미중간 협력의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으로 북한 문제에 대한 미중간 소통이 개선될 경우 제재완화를 놓고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국도 트럼프 행정부의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 완화 기조와는 달리 ‘쌍궤병행(비핵화와 평화체제 논의 동시 추진)’ 원칙을 내걸고 있어 모종의 중재역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무역전쟁 ‘종전’이 아닌 ‘휴전’을 선언했다는 점은 향후 북핵 공조가 얼마나 잘 유지되느냐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미국이 내년 초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려던 계획을 일시 보류하고 중국과 좀더 협상할 시간을 벌어놓은 것인데, 협상 결과에 따라 양국 무역전쟁이 재개될 여지도 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협력뿐 아니라 최근 북한 문제의 해결 의지를 담은 대북 메시지를 연일 발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문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한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성사되면 김 위원장에게 “남은 합의를 다마저 이행하기를 바라고, 김 위원장이 바라는 바를 이뤄주겠다”는 뜻을 전해 달라며 간접 메시지를 던졌다.

북측이 이에 어떤 화답을 보낼지가 최대 관건으로 떠오른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북미고위급 대화의 재개 여부가 1차 분수령으로 부상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제재완화의 장벽을 쉽게 거두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제재완화를 둘러싼 양측간 간극이 해소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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