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국가무형문화재 제12호 진주검무의 유영희 예능보유자. ⓒ천지일보 2018.12.4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국가무형문화재 제12호 진주검무의 유영희 예능보유자. ⓒ천지일보 2018.12.4

춤추면서 예절교육도 배워

궁중에서 배워 후배 전승해

300년 전부터 진주검무 有

칼로 화랑·순국 정신 표현

“진주검무란 칼을 들고 화랑의 정신과 논개의 순국 정신을 진주 정신과 함께 표현한 충효 절개를 표현한 춤사위입니다. 하늘 천(天)자로 서서 태산처럼 천천히 움직입니다. 맨손 춤사위를 할 때는 꽃잎이 물 위에 떠서 두둥실 가는 것처럼 평온한 모습으로 연출하기도 합니다.”

평생을 춤과 함께 살아온 유영희 회장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2호 진주검무 예능 보유자, ㈔국가무형문화재 진주검무보존회장이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다. 진주검무에 대한 유 회장의 자부심은 크다. “진주검무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1967년이다. 진주검무의 역사는 적어도 240여년은 됐다. 정조 4년 다산 정약용 ‘무검편증미인’ 시 구절에도 나온다. 궁중계열의 춤 중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여러 군무가 있지만, 진주검무는 옛 궁에서 행해지던 원형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최순이 명인은 진주교방의 동기였다가 13살에 중앙의 ‘장악원’에 뽑혀 예술 교육을 받은 후 궁중에 들어가 고종 황제 앞에서 춤을 췄다. 그러다가 진주교방으로 낙향해 권번에서 진주 기생들의 필수 과목인 검무를 가르쳤다”며 검무가 전승된 과정을 설명했다.

진주검무가 다른 검무와 차이점에 대해. 유 회장은 “칼을 들고 화랑의 정신과 논개의 순국 정신을 진주 정신과 함께 표현한다. 충효 절개를 표현하는 춤사위다. 모든 춤사위는 자연의 흐름대로 흥겹게 신나게 시작하지만, 칼을 잡기 시작하면 전쟁하는 장군의 마음으로 춘다. 서로 매서운 눈매로 승리를 맛볼 수 있도록 칼을 들고 춤을 춘다. 충효와 호국을 맹세하는 민족정기 깃든 춤”이라고 설명했다.

진주검무는 전복을 입고 양편으로 맞서 춤을 추는데 다른 검무들에서 볼 수 없는 방석돌이, 연풍대, 숙은사위, 앉은사위 등 독특한 춤사위를 볼 수 있다. 특히 백동으로 만들어진 꺾이지 않은 칼을 손목을 많이 돌려서 쓰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인지 유영희 회장의 진주검무는 우아하면서도 장쾌하다.

유 회장은 진주검무 대중화에도 힘쓰고 있다. “진주 검무 음악이 느려 사람들이 지루하게 느끼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논개라는 트로트에 맞춰 재구성하기도 했다. 진주검무는 어느 장르에도 맞출 수 있는 춤사위다”고 말했다. 대중화의 애로점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학교에도 방과 후 교육을 하려고 설득한 적이 있는데 관심이 없다. 봉곡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무대 위에서 공연한 것이 한 번 있었을 정도”라며 안타까워했다.

마지막으로 유 회장은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전국 체육대회에서는 퓨전으로 진주검무를 하기도 했다. 전통보존은 이어나가고 젊은 층이 흥미를 느끼게끔 민요, 현대음악에 맞춰 재구성하면 보존과 대중화를 이룰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며 “사람들이 댄스나 농악, 오페라, 뮤지컬 등의 공연에는 관심 있어도 진주검무에는 관심이 없다. 무료로라도 가르쳐주고 싶은데 관심이 없으니 안타깝다”며 민속 예술의 도시인 진주가 진주검무에 대해 관심을 두길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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