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앤장, 국내 최대 로펌
檢, 지난달 전격적 진행
재판개입 관련 기록 확보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검찰이 강제징용 소송 재판거래에 관여한 의혹을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곽병훈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의 사무실을 최근 압수수색했다.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이 압수수색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지난달 12일 곽 전 비서관 사무실을 비롯해 같은 김앤장 소속 한 모 변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낸 민사소송 관련 기록 등을 찾아냈다. 김앤장은 문제가 된 징용소송에서 일본 전범기업을 대리한 바 있다.
곽 전 비서관은 청와대에 근무하던 2015년~2016년 청와대와 법원행정처가 외교부의 의견서 제출 등을 명분삼아 강제징용 관련 재판을 지연시키는 데 연락책 역할을 한 인물이다. 그는 청와대 근무를 끝낸 뒤 김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검찰은 법원행정처가 판사 출신 한 변호사에게도 외교부 의견서 제출을 요청하는 취지를 담은 서면을 작성해달라고 부탁하는 등 재판에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다.
곽 전 비서관 등을 지난 9월 소환 조사한 검찰은 지난 11월 임 전 차장을 재판에 넘기면서 이런 정황을 공소사실에 구체적으로 적었다. 법조계에선 이번 압수수색을 두고 곽 전 비서관 등의 재판 과정 관여·개입 여부를 보다 구체화하기 작업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9월에도 곽 전 비서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수차례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곽 전 비서관은 징용소송 재판거래 이외에도 법원행정처가 이른바 ‘박근혜 가면’ 제작·유통업자의 형사처벌 여부 검토,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선 의료진의 소송 관련 정보를 불법 수집해 청와대에 전달하는 등의 일에 관여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