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주대학교 사학과 이남석 교수.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남석 공주대학교 사학과 교수 인터뷰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백제 역사와 문화를 소재로 한 2010세계대백제전이 장장 한 달 동안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축제에서 표현한 백제를 바라보며 그동안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백제에 대해 재평가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왜곡된 백제의 역사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외치는 공주대 사학과 이남석 교수를 만나 그 내용을 들어봤다.

“백제사는 총체적인 왜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라인들이 적어놓은 삼국사기를 보면 모순된 내용이 많은데도 우리는 그것을 따져보지도 않고 막연하게 믿고 있죠.”

사실상 백제인이 기록한 역사적인 기록이 전무했기 때문에 그동안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를 바탕으로 백제의 역사와 문화가 정리됐다.

하지만 이 교수는 백제보다 문화적인 수준과 국력이 낮아 당을 끌어들여 백제를 멸망시킬 수밖에 없었던 신라가 백제의 역사를 제대로 적었겠느냐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가 단적인 예로 들은 부분은 위인으로 꼽혀 어린이들에게 읽히고 있는 위인전에 자주 등장하는 계백의 일화다. 백제의 입장에서 본다면 충신으로 볼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처자식을 왜 죽이고 전쟁에 나갑니까. 나라를 지키고 처자식을 지키려고 전쟁에 나가는 것 아닌가요? 그 모습을 보는 군인들은 뭐라고 생각을 했을까요.”

또한 관창을 살려주며 ‘덕’이 있는 장군으로 평가됐지만 사실상 적군을 살려준 것으로 어떻게 그 나라의 위인이 되는 가에 대한 점도 지적했다.

그가 다시 봐야 한다고 내놓은 부분은 비단 이것뿐만이 아니다. 의자왕과 삼천궁녀에 대한 일화는 누구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일화에도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이 교수는 꼬집었다.

“의자왕이 삼천궁녀와 놀아나며 폭정을 해서 나라가 망했다고 하는데, 그 다음 역사가 재미있습니다. 폭정으로 견디기 힘들어했을 백성들이 자진해서 부흥운동을 했다는 것입니다. 이점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오히려 왕이 없어진 데 대해 고마워해야 할 백성들이 다시 왕을 데려와 백제를 부흥해야 한다는 운동을 했다는 점은 논리적인 모순이 아니겠나는 것이다. 또한 삼천궁녀를 거느릴 정도면 국력 또한 상당한 나라이므로 의자왕이 치리를 잘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백제에 대한 일반적인 저평가도 문제지만 너무 이상적으로 높이 평가하는 점도 위험하다고 말한다.

2010 세계대백제전을 관람한 이 교수는 “백제가 문화적으로 번영한 것은 맞지만 필리핀과 실론섬에 걸쳐 동남아시아의 나라들과 직접적인 교역을 했다는 점은 당시 국제 정세적인 판단으로 봤을 때 억측이다”고 말했다. 한 달여 동안 주말 밤마다 펼쳐온 웅진성 퍼레이드에서 동남아 국가들의 모형을 만들어 퍼레이드를 하는 것은 백제의 교역 수준을 너무 낭만적으로 높이 평가해 적용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주장에 대한 근거로 선화공주와 무왕에 얽힌 설화를 예로 들었다. 삼국유사에서는 선화공주가 신라의 왕녀라고 기록돼 있지만 사실상 미륵사지에서 발견된 문건에 의하면 백제 사택 가의 딸이라고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이같이 신라가 일방적으로 백제의 역사를 왜곡해 정리했기에 당시 고고학적인 유물이나 국제적 정세를 바탕으로 백제에 대해서 재평가를 해야 한다는 것이 이남석 교수의 주장이다. 실제로 무령왕릉이 발견되기 전까지는 백제의 역사에 대해 감춰져 있어, 찬란하고 화려했던 백제의 문화를 알지 못하고 낮게 평가되기도 했다.

그는 “역사는 객관적인 논리와 근거를 바탕으로 봐야 한다. 우리는 너무 역사를 너무 낭만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을 먼저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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