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목사들 성추행 사건이 잇달아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여성인권위원회 광주전남지부(지부장 정은광)가 2일 오전 광주 서구 금호동 CBS 건너편에서 ‘한기총 탈퇴 촉구 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2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목사들 성추행 사건이 잇달아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여성인권위원회 광주전남지부(지부장 정은광)가 2일 오전 광주 서구 금호동 CBS 건너편에서 ‘한기총 탈퇴 촉구 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2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여성들로부터 맹비난을 당했다. 세계여성인권위원회가 ‘세계여성폭력추방의 날’을 맞아 강제개종과 성폭력을 묵인한 한기총에서 각 교회가 탈퇴할 것을 촉구하는 전국 집회를 열었다. 

2일 지난 1월 강제개종 과정 중에 숨진 것으로 알려진 故 구지인 사태를 침묵하고, 최근 그루밍 성폭력 사태에 침묵하는 한기총을 규탄하는 시위가 진행됐다. 이날 시위는 3만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광주광역시 CBS앞, 서울 압구정 소망교회, 인천새소망 교회 등을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심과 교회 앞에서 진행됐다. 

전국 단위 대규모 집회가 진행되자 여성들이 규탄에 나선 한기총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개신교를 대표하는 교단연합기구로 알려진 한기총은 어떤 곳일까. 

한기총은 1989년 창립된 장로교 주축의 개신교 교단연합기구다. 

한기총 홈페이지에 게재된 설립 취지문(정관 전문)을 보면 ‘범 교단의 교회지도자들이 한국교회를 하나로 묶어야 한다는 데 공감해 1989년 4월 28일 한경직 목사 외 300여명이 서울 영락교회 선교관에서 창립 준비위원회 총회를 가졌다’라고 단체 출범 배경에 대해 밝히고 있다.

그러나 10여년 전 언론을 통해 공개된 ‘5공화국 당시의 문건들’은 한기총의 설립에 정치적인 외부 입김이 작용했다는 주장에 무게를 싣고 있다. 

과거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두환 정권 초기부터 5공 세력이 기독교 내 진보세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종교대책반을 운영하고, 보수 온건세력의 조직화를 지원했음을 입증하는 문건이 확인됐다. 한기총 역시 5공화국 종교대책반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았던 1980년 ‘전두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을 위한 조찬기도회’에서는 참석 목회자들이 군부 세력을 찬양하는 기도를 했다. (자료출처: 기독교방송 방송화면 캡처)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았던 1980년 ‘전두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을 위한 조찬기도회’에서는 참석 목회자들이 군부 세력을 찬양하는 기도를 했다. (자료출처: 기독교방송 방송화면 캡처)

한기총 태생 자체가 정치적인 의도가 숨어 있다는 지적은 계속돼왔다. “선교단체를 위장한 정치단체”라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

한기총 설립의 핵심인물이 창립준비위원장 한경직 목사(장로교)와 2대 대표회장 정진경 목사(성결교)다. 정 목사는 지난 1980년 8월 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전두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을 위한 조찬기도회’에서 기도를 통해 군부의 사회정화 작업을 찬양했다. 

한기총의 주축인 장로교는 유럽과 미국을 거쳐 조선 말기 이 땅 한반도에 발을 내디뎠다. 우리나라 근현대사에서 가장 암울하고 한민족에 고통을 안긴 일제식민 통치 기간, 친일행위에 앞장선 단체가 바로 장로교다.

장로교는 제국주의 일제의 전쟁 무기와 물자(비행기·교회종 헌납 등)를 사는 데도 적극적이었다. 또 일제강점기 때 하나님을 버리고 이방신 즉, 신사에 참배한 오점을 안고 있다.

조선예수교장로회는 지난 1938년 9월 10일 제27회 총회에서 신사참배에 찬성하는 긴급 동의안을 가결시켰다. 이들이 신사참배를 했다는 결정적 증거는 고신파(高神派)다.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옥고를 치른 목회자와 신도들은 해방 후 고신파를 만들어 독립했다.

한국 장로교 목회자들이 가장 추앙하는 인물인 고(故) 한경직 목사도 생전에 신사참배를 한 사실을 인정했다.

한때는 1200만 회원을 자랑했던 막강 기득권 집단이었던 한기총은 이단 논란과 10당 5락 등 내부 비리로 분열됐으며, 최근에는 재통합 논의를 시도하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