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 (출처: 뉴시스)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 (출처: 뉴시스)

냉전종식 짓고 동서화합 선언

경제적 요인으로 재선 실패

美사상 두 번째 ‘父子 대통령’

[천지일보=이솜 기자] ‘아버지 부시’로 불렸던 조지 H. W. 부시 전(前) 미국 41대 대통령이 향년 94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AFP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아들 조지 W. 부시 전 미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가족의 대변인 짐 맥그래스를 통해 트위터로 발표한 성명에서 “젭과 닐, 마빈, 도로와 나는 사랑하는 아버지가 놀라운 94년을 보낸 뒤 돌아가셨음을 슬픈 마음으로 발표한다”고 밝혔다.

아들 부시는 “조지 H. W. 부시는 아들딸이 생각할 수 있는 최고의 아버지이자 최고의 인물이었다”고 강조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1988년 대선에 출마해 상대였던 민주당 후보 마이클 듀카키스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누르고 당선되면서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그는 쿠웨이트 해방을 명분으로 한 ‘걸프 전쟁’에서 약 43만명의 대군을 파병, 승리한 것이 치적으로 기억된다.

당시 33개국 약 12만명의 다국적군까지 합세한 대(對) 이라크 총공세는 ‘사막의 폭풍’이라는 작전명을 남겼다. 우리나라도 당시 군 의료진과 수송기 등을 파견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전쟁 승리 후 가파른 지지도 상승을 보였으나 경기 침체와 만성적인 재정 적자 등 경제적 요인으로 인해 민심을 잃었고 1992년 대선에서 떨어져 재선에 실패했다.

부시 전 대통령이 임기를 지낸 4년은 세계사적으로 변화의 물결이 거셌던 것으로 평가된다.

‘거대 공산 제국’이었던 소비에트 연방공화국이 붕괴하고 독일 통일을 시작으로 동유럽이 잇달아 자유화의 물결이 일었다.

이러한 가운데 부시 전 대통령은 탈(脫) 냉전의 분위기가 싹트던 시기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미·소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40여년간의 냉전을 종식하고 동서화합을 선언하기도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미국적 전통 가치를 존중하는 부시 가문을 제43대 대통령인 장남 조지 W. 부시와 함께 케네디가(家) 못지않은 정치 명문가로 만들었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로써 두 명의 부시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두 번째 ‘부자(父子)’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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