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계단식 전통 차 밭 (제공:보성군) ⓒ천지일보 2018.11.30
보성 계단식 전통 차 밭 (제공:보성군) ⓒ천지일보 2018.11.30

[천지일보 보성=전대웅 기자] 보성군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주관하는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1호로 ‘보성 계단식 전통 차 농업시스템’이 지정됐다고 30일 밝혔다.

보성군은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을 신청했으나 일부 차밭은 일제강점기에 조성돼 안타깝게 지정되지 못했다. 이에 역사적 검증 자료를 수집하고 유물 등을 찾아 증거자료로 제시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으며 보성 전통 차 농업의 현장 심사와 주민의 증언, 학자들의 근거자료 등을 통해 역사성을 입증했다.

보성 차에 대한 역사적 기록은 세종실록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백제 시대부터 보성 지역 귀족과 사원 중심으로 차 문화를 발전시켜 왔으며 불교가 융성했던 고려 시대에는 다촌(茶村), 다소(茶所), 다원을 설치해 공차(貢茶)를 시행했다. 이후 주민생계와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전통차 농업이 발전해 왔다.

고대부터 마을 주변이나 사찰 주변 경사지에 조성해 전승해온 자생 차밭은 근대를 거치며 대량화와 산업화를 위해 지금의 모습으로 변화돼 왔다. 우리 민족의 역사와 함께 보성 전통 차 농업 시스템도 아픈 역사의 변동과정을 겪었다. 그러나 명백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우리의 농업유산이다.

보성은 우리나라 최고의 녹차 생산지로 전국 재배면적의 35%에 이르며 녹차로 인한 소득은 단위 면적당 소득이 쌀의 3배에 이를 정도로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크다.

자연경관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등고선을 따라 바다 물결을 닮은 계단식 차밭은 제주도, 경남 하동, 경남 사천 등의 차밭과 구분되는 특징이 있다. 이는 미국 CNN이 ‘세계의 놀라운 풍경 31’에 선정할 정도로 매우 아름답다. 사계절 모습이 달라 매년 7백만명 이상이 찾는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 역할도 하고 있다.

이번 심사에서 농업자원의 가치성, 주민의 참여와 지방자치단체의 협력관계가 우수한 것으로 평가돼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선정됐다.

보성군은 계단식 전통 차 농업 유지에 필요한 기반시설과 장비 지원을 통해 차 재배 농가 및 관련 업체의 발전을 도모하고 전통 차 문화와 연계한 문화·체험 활동, 차 관련 축제와 박람회 등을 개최해 지속적인 농업유산 관리를 위한 차 산업 활성화에도 힘쓰고 있다.

또 지난 2016부터 2018년까지 농촌 다원적 자원 활용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계단식 전통차밭 주변의 훼손된 구역을 먼저 복원하는 등 농업유산 정비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주민은 주체적인 농업유산의 관리자로서 주민토론회와 역량 강화 교육을 시행하고 선진지 견학을 하는 등 농업유산을 지속해서 관리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김철우 보성군수는 “민선 7기 첫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보성 전통 차 농업시스템의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이라는 큰 성과를 얻게 돼 기쁘다”며 “세계가 인정한 보성녹차를 널리 알리기 위해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 등재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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