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아들이 판·검사가 되라며 꾸지람을 들었다는 이유로 일가족을 살해하는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예술고에 진학해 자신의 예술적 끼를 펼치고 싶었던 이 군은 가족들이 잠든 새벽 집에 불을 지른 뒤 유유히 빠져나갔다. 집에 돌아온 이군은 가족이 화마에 의해 죽은 모습을 보고 ‘엄마’를 부르며 통곡하기까지 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모든 정황이 아들인 이군에게로 기울자 공부하라며 자신을 때리고 잔소리하는 아버지만 죽이고 싶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으로 무서운 일이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으면 안 되고, 부모님의 말씀이라면 고개 숙여 받들 정도로 충효사상이 높아 동방예의지국으로 불리던 우리나라, 우리 민족이 어쩌다 천륜과 인륜이 땅에 떨어져버렸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혹은 비위를 건드렸다는 이유로 사람 해하기를 식은 죽 먹듯 하는 세태가 참으로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술자리에서 욱하는 기운에 마주앉아 술 한 잔 기울이던 친구를 살해하고, 공부하라는 부모가 성가시다며 상해를 입히거나 살해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일이 되어버렸으니 이렇게 비뚤어진 세상을 바로잡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

안으로 밖으로 성장만을 향해 달려왔던 지난 시절에는 학력이나 국력을 키우기 위해 인성을 등한시했다. 모국어를 익히기도 전에 조기영어교육이 판을 치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유대감을 형성하기도 전에 경쟁부터 배우는 환경이 되어버렸으니 무조건 누구 하나만 탓할 일이 아닌지도 모른다.

이제라도 잘못된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먼저는 인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무조건적인 양적 성장보다는 내실 있는 질적 성장을 위해 교육시스템과 사회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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