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오페라, 다르지만 영원과 순간처럼 뗄 수 없는 예술”
권대근 교수 “말로 메울 수 없는 간극 치환, 공감 자아내”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소프라노 정재령이 2018년 종합문예지로 탈바꿈한 ‘계간 에세이문예(2018년 겨울호, 통권 제57호)’를 통해 시 부문 신인상을 받고 한국문단에 등단했다.

현재 부천시립합창단 소프라노 상임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재령 시인은 강원도 원주 출생으로 상명여자대학교 음악과(성악전공)를 졸업하고, 1985년 ‘정세문 전국작곡콩쿠르 대상’ 및 성악, 피아노, 바이올린, 작곡 콩쿠르 다수 입상(1983~1991)했다. ‘정재령의 해설이 있는 오페라 산책’ 100회 기념공연 및 음악회 출연 650여회 이상을 공연한 성악가다.

정재령 시인이 지난 17일 부산역 회의실에서 ‘계간 에세이문예’ 신인상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30
정재령 시인이 지난 17일 부산역 회의실에서 ‘계간 에세이문예’ 신인상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30

정재령 시인은 당선소감에서 “시는 짧아서 아름답고, 오페라는 짧은 걸 길게 늘여서 아름답다”라며 “서로 이렇게 다르지만 순간을 영원처럼, 영원을 순간처럼 서로가 서로를 잡아당기면서 끌어들여 엉겨 붙어 떼려야 뗄 수 없는 이 영원한 순간들이 시이고 음악이고 미술이며 예술”이라고 밝혔다.

정 시인은 이어 “초등학교 때 선생님께서 숙제로 시를 써오라고 하셨고, 저는 제 꿈이 예술가였기 때문에 그것을 시로 썼다”며 “그 꿈대로 저는 성악가가 됐고, 가끔 그 시를 생각하면서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노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57회 에세이문예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한 정재령(소프라노) 시인.
‘제57회 에세이문예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한 정재령(소프라노) 시인.

심사를 맡은 수필가이며 문학평론가인 권대근(대신대학원대학교 문학언어치료학, 문학박사) 교수는 “‘물웅덩이’ ‘민들레’ ‘바다’ ‘시든 꽃’을 당선작으로 선정한 정재령 시인의 시는 말로써 메울 수 없는 간극이나 결핍을 치환하고 있어 공감을 자아낸다”며 “시인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각각의 슬픔을 섬세하게 어루만지고, 시를 쓸 때 항상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가장 근원적이고 기초적인 문제를 만나 숙고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이어 “시적 대상인 사물의 존재를 아프게 인식해, 비유라는 치환원리로 형상화해 시의 품격을 유지하는 데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한편, 정재령 시인의 ‘계간 에세이문예’ 신인상 시상식은 지난 17일 오후 부산역 회의실에서 내외 귀빈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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