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틀담수녀회 본원 성당을 장식한 남용우 작가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 (사진출처: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노틀담수녀회 본원 성당을 장식한 남용우 작가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 (사진출처: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성적 학대, 인간의 존엄성 파괴”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우리는 학대를 사회적으로 그리고 형사적으로 투명하게 신고하는 것을 주장한다. 그것이 수도회 내부이든, 본당이나 교구 차원이든, 또는 다른 공공 영역이든 간에 상관없이…”

세계적 차원의 수녀회연합조직인 국제수도회장상연합(UISG)은 23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교회 안에서 학대를 겪는 여성 수도자는 숨기지 말고 자신이 속한 수도회와 교회 그리고 정부 당국에 신고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UISG가 학대 신고를 받는다면 우리는 귀 기울여 듣는 존재가 될 것”이라며 “그 사람이 적절한 기관에 청원을 낼 용기를 갖도록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성폭력, 언어폭력 등 관계 안에서 부적절한 권력의 사용이라 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학대는 피해자의 존엄과 건강한 성장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성명은 인도에서 가톨릭 주교가 수녀 한 명을 강간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뒤 몇 달 후에 나왔다.

앞서 이 수녀는 2014년에 잘란다르 교구의 프랑코 물라칼 주교에게 강간당했으며, 그 뒤 2년에 걸쳐 수차례 성적 학대를 받았다고 고발했다.

이 수녀는 당시 교회 당국을 비롯해 교황청까지 수없이 민원을 넣었지만 아무런 응답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편지에서 “이 문제를 공개하기에 너무나 두렵고 창피했다”며 “내 수도회가 짓눌러 버릴 것이 두려웠고 내 가족에게 위협이 가해질까 겁났다”고 고백했다.

이어 교회 관리들의 침묵과 비행동이 여성에게는 역효과를 낼 것이며 교회가 신뢰성을 잃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9월 20일 공정한 조사를 위해 물라칼 주교를 정직시켰다.

한편 국제수도회장상연합은 전 세계 약 2000명의 수도회 장상이 회원이며, 이들 수도회에 소속된 수녀는 50만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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