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리는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 경복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1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리는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 경복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15

정부 교육 지침에 따라 행동
20살은 아직 공부하는 학생

유교적 전통 지키던 옛 시대
10대에 결혼하고 나라도 지켜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나잇값 좀 해라~.”

나이와 관련해서 일상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인 만큼 생각해 볼 수 있는 말이기도 하다.

‘나잇값’에 대한 사전의 정의를 보면, 나이에 어울리는 말과 행동을 낮게 평가하는 말을 의미한다.

사실 나잇값에 대한 말을 들으면 그리 반갑지는 않다. ‘나잇값을 하라고 하는데, 왜 나에게 이런 말을 하지’라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일을 해야 내 나이에 맞는 행동을 하는 것일까. 애매모호 했던 나잇값의 기준을 들여다봤다.

◆조선시대와 오늘날의 20살

시대를 불문하고 그때에 맞춰서 해야 할 일들이 있었다. 차이가 있었다면 오늘날의 20살은 한창 공부하는 학생 신분이지만, 과거에는 한 집안의 가장이면서도, 누군가에게는 어머니였다.

또 오늘날에는 나이에 따라 배워야 하는 학교 교육이 있었다. 검정고시가 있긴 하지만 학생 대다수는 교육부의 지침에 따른다. 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어서도 비슷한 나이에 취업 하고, 가정을 꾸린다. 다만, 그 틀에서 벗어나면 ‘나이’에 대해 어르신들의 핀잔을 듣기 십상이다.

반면 유교적 전통을 잇던 과거에는 오늘날보다 나이에 조금은 관대한 편이었다. 과거에도 소학 등 나이에 맞게 거쳐야 할 것이 있었겠지만, 개방적인 면도 있었다. 또 어린나이지만 책임감도 커야 했다.

조선 세조 때의 무신인 남이장군의 ‘북정가(北征歌)’를 통해 당시의 상황을 들여다보자.

“백두산 돌은 칼을 갈아 다하고(白頭山石磨刀盡) /

두만강 물은 말을 먹여 없애리(豆滿江波飮馬無) /

남자 나이 스물에 적을 평정 못하면(男兒二十未平賊) /

후세에 누가 대장부라 부르리(後世誰稱大丈夫).”

남이 장군은 17세에 무과에 장원급제하고 이시애의 반란을 평정한 인물이다. 27세에 병조판서가 됐다. 오늘날로 보면 국방부 장관인 셈이다.

그는 왕가의 외척이란 이유로 친인척 비리와 역모에 연루되기도 했다. 북정가의 내용을 자세히 보면 남자 나이 스물에 적을 평정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즉 한 나라의 운명을 구해야 한다는 말이다. 오늘날의 20살이 생각하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또 조선시대에는 ‘평교(平交)’라는 말도 있었다. 교우관계에 있어서는 마음만 맞으면 나이가 상관없다는 뜻을 담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은 20대는 아직 사회에 나가기는 어린 나이다. 군대에서도 서열이 있듯, 나이와 상관없이 친구를 하는 것은 여간 친하지 않고서야 힘들다. 오히려, 그 속에서도 암묵의 경쟁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결혼은 몇 살에 해야 하는가

나이하면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결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민법으로 남녀모두 만 18세가 넘으면 결혼이 가능하다. 하지만 만 18세가 되도 미성년자는 부모의 동의를 얻어야 결혼이 가능하다.

통계청의 ‘2017년 혼인·이혼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연령별 혼인 구성비는 남성 30대 초반 37.1%, 20대 후반 21.6%, 30대 후반 18.2% 순이었다. 여성은 20대 후반 35.4%, 30대 초반 30.2%, 30대 후반 11.6% 순이었다.

그렇다면 조선시대는 어땠을까요? 세종실록 99권 25년 1월 7일자 기록에 보면 “남녀의 부모 중 한 사람이라도 나이가 50세가 넘으면, 남녀가 다 12세 이상으로 혼인할 수 있도록 하라”는 기록이 남아 있다.

결과적으로 시대마다 나이에 맞게 행동해야 할 부분은 달랐고, 과거에는 오늘날보다 더 성숙함을 요구하는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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