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IS 수도 락까 집단 분묘 시신발굴 현장. (출처: 연합뉴스)
옛 IS 수도 락까 집단 분묘 시신발굴 현장. (출처: 연합뉴스)

인권단체 “철저히 발굴해 증거 확보해야”

[천지일보=이솜 기자]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옛 자칭 수도 ‘락까’에서 28일(현지시간) 9곳의 대형 집단 분묘가 발견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AP 통신은 ‘파노라마 집단 분묘’라고 불리는 매장지에서 시신 약 1500구가 묻힌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한 집단 분묘에서는 현재까지 시신 500여구가 수습됐다고 전했다.

집단무덤 9곳에는 국제동맹군의 공습으로 사망한 IS의 조직원과 민간인, IS의 무차별 학살에 죽임을 당한 주민의 시신 등이 혼재돼 있다.

국제 인권단체는 락까 해방전투의 마지막 몇 주간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의 대대적인 공습과, 주거지에 섞여 민간인을 방패 삼는 IS의 악랄한 전술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당시 IS 조직원들이 전선에서 달아나려는 주민과 포로를 무차별 학살했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계속되는 공습과 포격에 IS나 주민들은 제대로 장사를 지내지도 못하고 큰 구덩이를 파서 시신 수백구를 한꺼번에 매장했다는 것이다. 

국제동맹군의 락까 작전 종료 후 이달까지 건물 잔해와 집단 매장지에서 수습된 시신이 약 2500구에 이른다. 그러나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이 락까 작전 중 국제동맹군의 공습으로 숨졌다고 시인한 인원은 총 104명이다.

시신 발굴작업은 구조대원과 법의관 등 전문인력을 동원해 시신을 수습한다. 신체 상태와 특징, 복장과 장신구, 소지품, 염(殮) 방식을 꼼꼼히 기록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세러 카이얄리는 “시신이 빠른 속도로 분해되기 때문에 집단무덤 발굴작업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시신이 온전하게 보존·발굴되지 않으면 이 참상의 책임자를 가릴 때 중요한 증거 다수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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