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천지일보 2018.7.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천지일보 2018.7.8

‘본청축소’ ‘교육지원청 강화’

贊 “교육자치 실현하는 방안”

反, 교육정보화과 폐지 지적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4년 만에 조직개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개편안을 두고 찬반 의견이 팽팽하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교육자치를 실현하는 방안이라며 지지를 나타내는 반면 교육청 구성원들 중에서는 ‘밀실 개편안’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서울시교육청은 본청 조직을 축소하고 산하 교육지원청에 ‘학교통합지원센터’라는 조직을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을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28일 구성원 대상 설명회를 진행했다.

‘본청은 정책기획기능에 집중하고 교육지원청은 학교를 지원하는 센터로 재구조화해야 한다’는 구상을 밝혀온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본청에서 130명 정도 감축하는 게 (조직개편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조직개편안에 따르면, 본청을 ‘1실 3국 7담당관 14과 1추진단 86팀’에서 ‘1실 3국 7담당관 12과 79팀’으로 규모를 줄인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민주시민교육과와 학생생활교육과는 통합된다. 신청사 건립 및 적정규모 학교 육성을 맡은 교육공간기획추진단과 교육정보화과는 폐지한다. 폐지되는 조직의 업무는 본청이나 산하기관 내 다른 조직이 맡는다.

정책추진과 현안대응을 위한 조직기능·인력조정도 이뤄진다. 감사관 밑에 ‘사학감사담당’이 신설되며 교육청 산하 11개 교육지원청 유치원 감사담당이 1명씩 늘어난다. 민주시민생활교육과에 ‘성평등교육담당’이 만들어져 성폭력 예방·대응을 맡는다.

또한 무상급식 대상 확대에 따라 본청은 급식정책을 맡고 실제 급식운영은 학교보건진흥원 내 조직이 하는 ‘이원화’도 이뤄진다. 교육지원청에는 학교통합지원센터를 만들고 공사계약 등 일선 학교 행정업무를 대신하도록 한다.

이러한 개편안과 관련해 교육계 일각에서는 교육자치를 실현하는 방안이라며 환영했다.

서울교사노조는 논평을 내고 “일찍이 시행됐어야 할 올바른 방향”이라며 “시군구 단위의 교육청의 역할이 학교 업무를 지휘 감독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의 교육 업무를 지원하는 역할로 변화돼야 한다는 것은 1980년대부터 제기돼온 문제인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육지원청의 업무를 학교교육 지원업무 중심으로 변화시키려면 그에 걸맞게 학교-교육지원청의 조직이 개편돼야 했다”면서 “이번 조직개편안은 교육지원청의 업무를 학교교육 지원업무 중심으로 변화시키려는 방향으로 이미 널리 정당성을 인정받은 올바른 방향의 개혁안”이라고 평가했다.

서울교육단체협의회(서교협)도 성명을 내고 환영입장을 밝혔다. 서교협은 “학교가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조직개편안을 마련한 것에 적극 환영한다”며 “학교의 자율과 민주주의를 북돋아 주고, 학교교육의 업무를 지원하는 방향에서 이뤄지는 조직개편을 지지한다”고 했다.

이와 달리 교육청 내부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일반직공무원노동조합은 이번 개편안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들은 “밀실에서 야합으로 마련된 개편안”이라고 비판하며 “일반직공무원과 협의해 합리적 개편안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저버렸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교육정보화과 폐지’를 문제로 꼽았다. 사립유치원도 에듀파인(국가회계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인 가운데 담당과를 없애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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