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뇌물공여와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드루킹’ 김동원(48)씨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뇌물공여와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드루킹’ 김동원(48)씨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28

‘성원’ ‘파로스’ 각각 징역 6월·4월

김 지사 전 보좌관엔 징역 8개월

전 보좌관 한씨 선고 내년 1월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전 보좌관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의 주범 ‘드루킹’ 김동원(49)씨에 대해 허익범 특별검사팀(특검팀)이 징역 10개월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뇌물공여 등 결심공판에서 드루킹에 대해 이같이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공범인 ‘성원’ 김모(43)씨와 ‘파로스’ 김모(49)씨에겐 각각 징역 6개월과 징역 4개월을, 이들에게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김 지사 보좌관 출신 한모(49)씨에 대해선 징역 8개월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드루킹 측은 한씨를 알게 된 후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인사청탁을 요구했다”며 “이 과정에서 한씨에게 인사청탁 진행을 알려주고 500만원을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포털 댓글 순위조작 대가로 공직을 요구하고, 목적 달성을 위해 보좌관에게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동기가 불량하고 뇌물공여 혐의가 중대하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씨에 대해선 “드루킹의 인사청탁을 잘 알던 자인데, 드루킹 등에게 뇌물을 받고 대가로 직무수행 중 알게 된 인사 진행사항을 잘 알려줬다”며 “국회의원 보좌관이라는 본분을 잊고 지위를 사사로이 이용해 혐의가 중대하고, 다시는 우리 사회에 없어야 하는 일이라 엄중한 책임을 묻는 게 마땅하다”고 밝혔다.

드루킹은 최후진술은 서면으로 대체하겠다는 뜻을 표했다. 대신 드루킹 변호인은 한씨가 나중에 돈을 받은 것을 후회한다고만 했을 뿐 구체적인 정황을 진술하지 않았다며 드루킹의 무죄를 주장했다.

공범 ‘성원’은 이번 사건으로 많은 조사를 받았고, 결국 재판정에 서서 자신을 돌아봤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생각한 경공모는 인간이면 누구나 가질 행복을 위해 드루킹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인 카페였다”며 “하지만 그 길에 사회적 큰 논란을 일으키고 여럿을 불편하게 해 반성한다”고 말했다.

성원은 첫 공판준비기일에 있었던 한씨와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한씨와 법정에서 마주쳐 반가움에 저도 모르게 악수를 했는데 싸늘하게 ‘너랑 악수하기 싫다’는 말에 고개를 숙였다”며 “한 때 친구삼고 싶었던 만남이 이렇게 상처로만 남은 게 가슴 아프다. 좋은 인연으로 다시 만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길 바란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다른 공범 ‘파로스’는 “자금을 준비해달라고 지시받아 자금을 줬고, 주는 이유에 대해선 물어보지도 않고 생각을 안 했다. 죄송하다”면서 “당시 지시대로만 행동해 깊이 생각 못한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털어놨다.

한씨는 한 번도 돈을 먼저 요구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항상 먼저 요구하고 약속을 잡은 건 드루킹이라는 것이다. 그는 “뇌물공여 혐의를 부인하기 위해 저를 파렴치한 사람으로 만드는 게 불편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돈 든 빨간 파우치를 꺼낼 때 편하게 쓰란 말이 어느 말보다 불편한 말인 걸 알면서도 받은 제 잘못”이라며 “후회해도 못 되돌려서 부끄러움은 절망으로 돌아온다. 선배이자 동지인 김 지사, 의원실 동료 등 저를 믿고 알아온 모든 분께 송구하다”고 참회했다.

재판부는 내년 1월 4일 오후 2시 한씨에 대해서만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드루킹 일당은 별도로 진행되는 정치자금법 위반 등 사건과 함께 병합해 선고를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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